'이 비상시국에…' 스페인 극우야당, 정부 불신임안 냈다 망신

입력 2020-10-23 05:30  

'이 비상시국에…' 스페인 극우야당, 정부 불신임안 냈다 망신
누적 확진자 100만명 넘어선 날 발의…다른 야당 지지 못 얻어
1976년 민주화 이후 다섯번째 불신임안…"역대 가장 적은 찬성"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 극우 야당 복스(Vox)가 의회에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이 22일(현지시간) 압도적인 표 차로 부결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하원은 사회노동당(PSOE)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해체해야 한다며 복스가 발의한 불신임안을 전날 상정해 이틀간 토의했다.
불신임안 토의를 시작한 날은 공교롭게도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서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불명예스러운 날이었다.
토의를 마치고 이날 진행한 투표에서 복스 소속 의원 52명만 찬성표를 던졌고 나머지 모든 의원 298명은 반대했다. 정부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과반 찬성표(176명)가 필요하다.
전체 하원 의석에서 복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제1야당인 국민당(PP)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차기 정권을 잡으려면 복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렸다.
파블로 카사도 국민당 대표는 표결에 앞서 복스가 제출한 불신임안을 "순수한 포퓰리즘", "시간 낭비"라고 비난하며 반대 뜻을 밝혔다. 극우 정당과 선을 긋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했다.
프랑코의 오랜 독재를 끝내고 스페인이 1976년 민주주의를 되찾은 이후 제출된 다섯번째 정부 불신임안은 역대 가장 적은 찬성표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지적했다.
국민당에서 2013년 떨어져나온 복스는 2019년 4월 총선에서 24석을 얻어 원내 진출에 처음 성공했고, 7개월 만에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의석을 두배로 늘렸다.
우익 민족주의 성향을 띠는 복스는 산체스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적 이민정책과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 반대하며 번번이 갈등을 빚어왔다.
올해 1월 출범한 산체스 정부는 하원 의석 120석을 확보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과 35석을 보유한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Podemos)가 손잡은 좌파 연립 정부다.
두 정당이 힘을 합쳐도 하원 전체 의석 과반에는 이르지 못해 정부는 의회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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