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38분짜리 영상 일방 게시…CBS "전례 없는 결정" 비판
"사법부가 오바마케어 끝내면 아주 좋을 것" 답변도…민주당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CBS방송 간판 프로그램 '60분' 인터뷰 영상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인터뷰를 하고 나면 방송을 통해 공개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부당한 인터뷰였다며 방송 사흘 전에 선수를 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저 편견과 증오와 무례를 보라"며 '60분'과의 약 38분짜리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고 트위터에도 링크했다.
20일 진행된 인터뷰 영상을 보면 앵커인 레슬리 스탈은 "어려운 질문에 준비됐느냐"고 묻고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스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다양한 질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를 구축했다"고 주장하면 "사실이 아닌 것을 알지 않느냐"는 식으로 제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범과 관련해 "그들(사법부)이 끝내기를 바란다. 그들이 그걸 끝내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는 추가 질문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도 계획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차남 헌터와 관련한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는 어려운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거듭 표시했다.
그러다 스탈이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어려운 질문에 준비됐느냐'고 물은 것을 환기하면서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급기야 "충분히 했다. 가자"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동행해 걸으면서 인터뷰하는 순서가 예정돼 있었지만 인터뷰를 중단하고 나가버린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전에 인터뷰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는데 결국 실행에 옮긴 것이다.
CBS방송은 영상 공개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이 기록용으로 쓰겠다고 합의하고 인터뷰 영상을 별도 촬영해 놓고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CBS방송은 일요일인 25일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를 내보낼 예정이다. 바이든 후보의 인터뷰도 같은 날 방송된다.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관련 발언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청문회에서 배럿의 합류로 연방대법원이 오바마케어를 폐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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