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싸다"…달러예금 이달 들어 4.6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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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5 06:30  

"달러 싸다"…달러예금 이달 들어 4.6조 증가

"달러 싸다"…달러예금 이달 들어 4.6조 증가
기업은 '안전자산' 확보…개인은 투자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이달 들어 주요 시중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4조원 넘게 급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로 떨어지며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달러값이 쌀 때 '안전자산'을 확보해두려는 기업과 환차익을 노린 개인의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주요 은행 5곳의 달러예금 잔액은 22일 기준 551억2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이는 9월 말과 비교해 40억9천200만달러 늘어난 규모다. 증가 폭을 원화로 환산(23일 원/달러 환율 1,132.9원 적용)하면 약 4조6천억원에 이른다.



주요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최근 달러예금 증가는 달러 가치가 낮을 때 미리 달러를 사서 예금해 두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환율이 낮을 때 외화예금 잔액이 증가하고, 환율이 높을 때 차익 실현 목적으로 잔액이 감소하곤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달러예금이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해두려는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며 "개인의 달러예금도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개인보다 증권사를 포함한 기업들의 외화 예금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 급락 속 수출 기업들이 달러 매도 타이밍을 놓친 점도 최근의 달러예금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최근 상당히 크게 하락하다 보니 달러를 가진 사람들이 팔 타이밍을 놓쳐서 못 팔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출기업들이 달러가 계속 들어오는 데도 웬만해서 안 팔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결국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환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도 달러예금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달러예금을 개설해두면 은행 앱으로 원하는 시점에 달러를 사거나 팔 수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손쉽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따로 세금도 붙지 않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투자 수단으로 선호한다.
이외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 증가도 최근 달러예금 증가의 원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주요 시중은행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가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크게 늘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3주간 2억400만달러로, 9월 1∼21일(1억8천만달러)과 비교해 2천400만달러(13.3%)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달러 환전액이 한 달 새 약 30%(1천만 달러) 증가한 곳도 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학생 자녀를 둔 가계뿐만 아니라 달러 재테크를 하는 가계들이 향후 환율 상승 시 달러를 팔아서 차익 실현을 하려고 달러를 환전한 뒤 보유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주식,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예금 등에 투자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율 예측은 전문가도 어려워하는 부분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만 보고 달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백석현 연구원은 "환율만 보고 환차익을 노려 투자했다가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수도 있다"며 "2년 전 환율이 1천50원까지 내려간 적도 있는 등 지금 환율이 그렇게 낮은 수준이 아니고,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환율이 더 떨어진다는 시각도 많기 때문에 지금 환율이 많이 떨어졌으니 달러를 산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학 자금이 필요한 가계와 같이 장기적으로 달러가 필요한 분들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달러를 조금씩 사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며 "(투자 목적인 경우는) 달러 자체에 투자하기보다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표]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잔액 추이 (단위: 백만달러)

┌─────┬──────────┐
│시기 │달러예금 잔액 │
├─────┼──────────┤
│1월 말│42,682 │
├─────┼──────────┤
│2월 말│39,903 │
├─────┼──────────┤
│3월 말│46,926 │
├─────┼──────────┤
│4월 말│47,505 │
├─────┼──────────┤
│5월 말│48,789 │
├─────┼──────────┤
│6월 말│50,248 │
├─────┼──────────┤
│7월 말│52,923 │
├─────┼──────────┤
│8월 말│53,234 │
├─────┼──────────┤
│9월 말│51,030 │
├─────┼──────────┤
│10월 22일 │55,122 │
└─────┴──────────┘

※ 자료: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취합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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