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보다 산출근거 검증이 더 중요"

입력 2020-10-27 18:44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보다 산출근거 검증이 더 중요"
공청회 참석 패널 지적…현실화율 방법론에 대해선 이견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 확정을 위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현실화율 숫자보다는 공시가격 산출 근거 공개와 검증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광훈 법무법인 세양 대표변호사는 27일 서울 서초구 한국감정원 수도권 본부에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계획 추진에 가격 산정의 신뢰성이 바탕이 돼야만 현실화율 80%, 90%, 100%로 설정한 목표에 의미가 있다"며 "기본적인 가격 산정 자체에 신뢰성이 무너지면 시세 산정의 정확성 제고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공시법은 공시가격을 적정가격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적정가격이란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으로, 시세의 개념에 가깝다.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공시가격과 시세의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관행적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계획안을 발표한 이형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실화율 도달 목표를 80%, 90%, 100% 등 3개 안으로 제시하고, 도달 시기와 방법에 따른 장단점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개선 방향이 현실화율 숫자에 치우치는 것보다 가격을 객관적으로 산정할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공시가격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래 적정가격의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고, 국토부가 산출 근거에 대한 자료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15년째 불공평 과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지금도 (제도 개선의) 출발선은 시세 반영률"이라며 "기준점이 검증되지 않으면 그 결과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껏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방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소유주들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각종 공공 부담금의 산정 기준으로 활용돼 국민의 재산권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와 조세정책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청회 좌장을 맡은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공시가격 제도가 과세를 위해 행정 편의적으로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근본적인 조세 체계 변동이 이뤄져야 공시가격 제도가 내실 있게 정착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와 여권에 따르면 부동산 공시 가격 현실화율은 2030년까지 평균 90% 수준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토지 65.5%, 아파트 69.0%, 단독주택 53.6%로, 시세 반영률이 70%를 밑도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최근 몇 년 새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여 시세 3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공동주택의 경우 현실화율이 79.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주택 9억원을 기준으로 9억원 미만은 3년간 일정 수준의 현실화율에 도달하도록 맞춘 뒤 이후 목표치까지 끌어올리고, 9억원 이상 주택은 바로 현실화율을 향해 균등하게 상승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시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세금과 각종 공공부담금도 오를 수밖에 없어 국민의 저항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광훈 변호사는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은 재산권과 조세, 법제에 영향을 미쳐 국민의 불안과 불만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면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100%로 맞추는 안도 있지만, 이를 정책 목표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동산 가격은 수시로 변동 가능할 뿐 아니라 정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세은 충남대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위원)는 향후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가격 정상화를 고려해 10년 안에 공시가격 현실화율 100% 달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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