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삼성 연 개척자 이건희 회장, 영원히 잠들다(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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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8 16:28   수정 2020-10-28 16:45

'초일류' 삼성 연 개척자 이건희 회장, 영원히 잠들다(종합3보)

'초일류' 삼성 연 개척자 이건희 회장, 영원히 잠들다(종합3보)
눈물의 영결식 뒤 한남동 자택·화성사업장 들러 임직원과 마지막 인사
반도체 16라인에서 한 차례 정차…조부모 묻힌 수원 선산에 안장
김필규 "이건희 만한 '승어부' 못봤다" 회고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철선 기자 =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끈 이건희 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이 회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이어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집무실, 화성사업장 등에 들른 뒤 수원 선산에 안장됐다.
오전 7시30분부터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고인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평소 이재용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코오롱 이웅렬 회장, 김동관(한화솔루션 사장)·동원(한화생명 상무)·동선(전 한화건설 팀장) 등 한화그룹 3세 삼형제와 허용수 GS에너지 대표도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삼성 서초사옥에는 고인을 기리는 조기가 걸렸다.
영결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1시간가량 이어진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와 고인의 50년 지기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추억 회고,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고문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을 읽다가는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김필규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이 회장의 비범함과 호기심, 도쿄 유학시절 모습 등을 전했다.
김 전 회장은 특히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인 '승어부(勝於父)'를 꺼내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를 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 이것이야 말로 효도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부회장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고, 이부진 사장은 중간중간 눈물을 흘리며 힘든 모습을 보였다. 영결식 참석을 위해 차에서 내릴 때는 휘청이는 이부진 사장의 한쪽 팔을 홍라희 여사가 잠시 부축하기도 했다.
발인에는 이 회장을 오랜기간 가까이서 보좌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삼성전자 권오현 상임고문,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 이인용 CR담당 사장, 최재경 고문 등이 함께 했다.



오전 8시50분께 장례식장을 나선 운구 행렬은 생전 이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공간을 돌며 이별을 고했다.
우선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살았던 한남동 자택,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 등을 정차없이 차례로 돌았다.
2014년 5월 이 곳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후 6년5개월 만의 '귀가'였다.
승지원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집을 개조해 삼성그룹의 영빈관으로 쓰던 곳으로, 생전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많이 이용했다.



이후 운구 행렬은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군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통칭 화성사업장)으로 '마지막 출근'을 했다. 운구차는 15분가량 천천히 사업장 내부 도로를 돌며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나온 수천명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의 작별 인사를 받았다.
화성 사업장 H1 정문에는 "회장님의 발자취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는 현수막이 걸렸고, 도착 2시간 전부터 많은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준비한 3천여 송이의 국화를 받아들고 약 2km에 달하는 화성캠퍼스 도로 양편에 4∼5줄로 늘어서 이 회장을 기다렸다.
운구 차량이 이동하는 동안 일부 직원은 눈물을 흘리며 이 회장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평택캠퍼스에 앞서 준공된 화성 반도체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본산지다.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과 함께 이건희 회장이 직접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 준공식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이 깊은 곳이다.
삼성에 따르며 이 회장은 1984년 기흥 삼성반도체통신 VLSI공장 준공식부터 2010년과 2011년 화성 반도체 16라인 기공식과 준공식까지 각각 4번, 총 8번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삼성의 본사가 있는 수원사업장 대신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은 것도 생전 고인의 발자취와 반도체를 향한 집념이 고려된 것이다.
이날 운구차는 특별히 고인이 직접 첫 삽을 뜨고, 생산까지 이뤄낸 16라인 앞에서 한차례 정차했다. 이 때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도 모두 버스에서 내려 미리 준비된 이건희 회장의 16라인 방문 당시의 2분짜리 영상을 지켜봤다.
방진복을 입은 남녀직원들이 16라인의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들고 나와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깜짝 이벤트'를 하자, 유족들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화성사업장을 뒤로 한 이건희 회장은 마지막 종착지인 수원 가족 선산에서 78년의 생을 마감하고 영면했다. 장지는 부인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라 고인의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힌 용인 선영이 아닌 수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선산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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