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봉쇄령 속 초중고 개학…참수 교사 추도하며 시작

입력 2020-11-02 19:50  

프랑스 봉쇄령 속 초중고 개학…참수 교사 추도하며 시작
개학 첫날 전국 학교에서 사뮈엘 파티 기리며 1분간 묵념
초등학생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소독·환기 등 지침 마련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아이들의 지성과 영혼을 손에 쥐고 있는 당신에게는 조국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성절 방학이 끝나고 2주 만에 개학한 프랑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자랑하는 지식인이자 정치가였던 장 조레스(1859∼1914)가 쓴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가 울려 퍼졌다.
조레스가 1888년 1월 15일 툴루즈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이 서한은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살해당한 중학교 역사·지리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교단에 섰을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 담겼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용의자(18)가 지난달 16일 파티를 처참하게 살해한 이후 처음 학교에 모인 학생 1천200만여 명은 1분 동안 파티를 기리며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BFM 방송, 프랑스앵포 라디오가 전했다.
파티는 지난달 5일 이슬람교를 창시한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일부 학부모의 불만을 샀다.
학부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방적인 주장만을 담아 올린 영상을 본 용의자는 일면식도 없는 파티를 찾아와 학교 앞에서 참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학교 앞에서 교사를 겨냥한 테러가 발생한 후 기분이 어떨지 알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 교실에서 사뮈엘 파티에게 경의를 표해달라"며 "그리고 우리 모두가 충격받은 이 일을 너희끼리, 너희 선생님들과 이야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 산다는 것만으로 프랑스인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자유, 평등, 우애라는 우리의 좌우명을 최대한 따르며 사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과 함께 테러가 발생한 파리 외곽 콩플랑생토노린에 있는 중학교를 방문했다.
프랑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지만,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예외로 열어두기로 했다.
대신, 6세 이상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 그동안 예외로 인정했던 초등학생들도 모두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도록 했다.
아울러 학교는 하루에 최소 한 번씩 소독하고, 교실은 2시간마다 환기하며, 교내 식당과 매점 등에서 최소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도록 보건 지침을 마련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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