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결과 언제 나올까…경합주 우편투표 개표 속도 달려

입력 2020-11-03 14:00   수정 2020-11-04 23:18

[미 대선] 결과 언제 나올까…경합주 우편투표 개표 속도 달려
9천700만명 사전투표로 사상 최대…우편투표 비율 최대 70%
경합주 중 개표 이른 플로리다·애리조나 풍향계 역할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개표 늦어…당일밤 결과 알기 어려울 듯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2020년의 (대선) 선거일은 사실상 긴 투표 기간의 종말, 그리고 아마도 긴 개표 기간의 시작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거일에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그날 밤 TV 등으로 선거 결과를 확인하던 관행이 끝날 것이란 얘기다.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선거 풍속도까지 바꿔놓은 결과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사람들이 밀집한 투표소를 기피하는 유권자들의 심리로 이어지며 올해 미국 대선은 사전투표가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선거일 전에 우편으로 표를 행사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사전 현장투표소를 찾아 이미 후보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 현황을 집계하는 '미국 선거 프로젝트' 사이트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현지시간) 기준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는 9천766만5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우편투표를 한 사람이 6천219만7천여 명, 조기 현장투표를 한 사람이 3천546만7천여 명이다.
2016년 대선 당시 총 투표자가 1억3천65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미 4년 전 투표자의 70.9%가 한 표를 행사한 셈인 것으로 이 사이트는 집계했다.
사전투표 열기가 특히 뜨거운 텍사스주는 이미 사전투표만으로 2016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수를 넘어선(108.3%) 상황이다.
여기에 보태 몬태나주(99.1%), 워싱턴주(97.9%), 뉴멕시코주(97.3%), 네바다주(96.7%), 오리건주(95.8%), 노스캐롤라이나주(95.4%), 조지아주(93.9%), 플로리다주(93.7%), 애리조나주(92.9%) 모두 2016년과 견준 사전투표의 비율이 90%를 넘겼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의 비율이 50∼7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의 절반은 우편투표로 참정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2016년 대선 때 우편투표의 비중(약 23%)의 2∼3배에 달한다.



하지만 우편투표의 확대는 언제 대선 결과가 나올지를 예상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많은 주가 투표일 전 우편투표 개표를 시작하지만, 일부 주는 투표일 당일이 돼야만 개표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2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는 투표일인 11월 3일이나 그전에 우체국 소인이 찍혔다면 투표일 이후에 도착한 우편투표 용지도 인정해준다.
이들 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모두 합치면 317명에 달해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59%에 달한다.
이 때문에 선거 향배를 결정할 주요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결과가 최종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다면 승패가 가려질 때까지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물론 절반 이상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특정 후보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며 큰 격차의 독주 양상이 나타날 경우 예상외로 승부가 쉽게 갈릴 수도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의 경우 선거 결과가 늦게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시간주는 일부 도시들이 우편투표 용지를 11월 2일부터 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는 3일 아침부터 우편투표 용지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는 올해 모든 유권자가 우편투표를 할 수 있도록 우편투표 제도를 확대했다. 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반대로 핵심 경합주 6곳 중 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사전투표를 대폭 확대한 가운데 사전투표 결과 집계도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선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주가 대선 향배를 점칠 풍향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뉴욕타임스(NYT)는 선거일 다음 날인 4일 정오(한국시간 5일 오전 2시)까지 얼마나 개표가 진행될지 각 주에 문의한 결과 9개 주만이 98% 정도의 비공식 개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미시간주는 공식 집계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두 주 모두 선거일로부터 사흘 뒤인 6일(한국시간 7일)은 돼야 대다수 개표 결과가 나온다는 입장이다.
플로리다·애리조나주의 선거 담당자들은 추정을 내놓지 않았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는 사전투표 결과는 선거일 오후 7시 30분께(한국시간 4일 오전 9시 30분), 트럼프 대통령의 강세가 예상되는 선거일 현장투표 결과는 선거일 오후 8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1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 30분∼오후 3시) 사이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위스콘신주는 선거일 당일, 늦어도 선거 다음 날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토니 에버스 주지사가 밝혔다.
유권자들도 선거일 밤에 백악관 주인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3일 밤 대선 승자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는 유권자는 17%에 그쳤다. 18%는 선거일 다음 날이면 승자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가장 많은 30%는 1주일 이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3%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2000년처럼 대법원의 결정이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상황이 다시 연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점쳤다.
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2000년 상황이 재연되려면 여러 가지 드문 상황들이 중첩돼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선 결과 자체가 1개 주의 승패에 달려 있어야 하고, 그 주에서 한 후보가 미세한 격차로 승리해야 하며, 투표용지 상당수가 어느 쪽에 기표했는지 모호하고, 재검표 절차에도 문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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