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국왕 '타협' 발언, 3개월 시위사태 해법논의 촉진할까

입력 2020-11-03 10:13  

태국국왕 '타협' 발언, 3개월 시위사태 해법논의 촉진할까
'군주제 개혁' 위원회 결정으로 미룰 듯…'왕실 괘씸죄' 시위대 4명 석방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국왕의 '타협' 발언으로 3개월 넘게 지속 중인 반정부 시위 사태 해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 1일 밤 왕궁 밖에서 해외 언론의 시위 사태 관련 질문에 이례적으로 "그들(시위대)도 똑같이 사랑한다"면서 "태국은 타협의 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태국에서는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야당 퓨처포워드당(FFP)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강제해산 된 직후인 2월 중순 반정부 집회가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월 들어 중단됐다가 7월 중순 재개된 반정부 집회는 총리 퇴진은 물론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요구까지 분출하면서 3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논의 플랫폼은 이미 언급된 '화해위원회'다.
민주당이 제안한 화해위원회는 정부·여야는 물론 시위대와 반시위대 세력 그리고 전문가들을 총망라해 사태 해법을 논의하자는 자리다.
3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추안 릭피아 하원의장은 전직 총리 3명 및 하원의장들을 위원회에 참여시키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전날 밝혔다.
또 화해위원회 설치 제안을 연구 중인 쁘라짜티뽁 국왕 연구소(KPI)는 두 가지 모델을 제시한 상태라고 추안 의장은 전했다.
하나는 시위 사태 이해당사자 7개 그룹이 모두 참여하는 모델이다.
다만 야당이 불참할 가능성이 있고 대학생이 주축이 된 반정부 시위대를 누가 대표할지가 불분명한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하나는 당사자들이 천거한 '중립적' 대표들로 구성되는 위원회다.
그는 가장 민감한 사인인 군주제 개혁의 경우,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지 여부를 위원회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주제 개혁 논의에 대한 '가부'를 미리 밝힐 경우, 시위대와 반시위대측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왕의 '타협·사랑' 발언 이후 유화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방콕 형사법원은 인권변호사 아논 남빠 등 반정부 시위 관련자 4명에 대한 구금 연장 요청을 전날 기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아논은 군주제 개혁 요구를 가장 먼저 공개 거론한 인물이다.
에까차이 홍깡완과 수라낫 뺀쁘라섯은 지난달 16일 수티다 왕비가 탄 차량 행렬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적용된 형법 제110조는 국왕·왕비의 자유를 방해하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허용하지 않으며, 위반시 징역 16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
최대 징역 15년인 왕실모독죄 보다 더 무거운 죄목이 적용되면서 '군주제 개혁' 요구에 대한 당국의 강경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파툼완 지방법원도 반정부 집회를 이유로 탐마삿대 학생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에 대해 경찰이 요청한 체포영장을 기각했다고 온라인 매체 네이션이 전했다.
파누사야도 8월 탐마삿대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 10 개항을 공론화해 파장을 일으켰다.
다만 아논은 이날 오전 석방 직후 교도소 밖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다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투쟁 의지를 거듭 밝혔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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