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경합주 운명 가른 라티노의 힘…민주 '떼어놓은 당상'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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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05 19:04   수정 2020-11-05 19:08

[미 대선] 경합주 운명 가른 라티노의 힘…민주 '떼어놓은 당상' 패착

[미 대선] 경합주 운명 가른 라티노의 힘…민주 '떼어놓은 당상' 패착

바이든, 플로리다·텍사스서 '낭패'…애리조나선 라티노 지지 업고 약진

트럼프, 플로리다 등서 라티노 맞춤형 바닥 공략 '주효'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11·3 미국 대선에서 라티노가 일부 경합주의 승패를 쥐고 흔든 '캐스팅보트'로 작용하며 힘을 과시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은 라틴계 표심 공략 실패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민주당이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라티노 유권자들에 대한 기반을 잃은 것은 득표전의 실책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라틴계가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균일하지 않은 정치적 선호도는 민주당 인사들에게 당혹감과 자아 성찰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그 뿌리와 성향 면에서 복잡다단한 라틴계의 표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떼어놓은 당상'으로 간주, 느슨한 바닥 공략을 편 탓에 제 편으로 확실히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개표 결과는 민주당이 다양한 층위의 라티노 지역사회에 대해 얼마나 방심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고 WP는 지적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는 거의 절반의 라티노 유권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반면 애리조나에서는 10명 중 6명 이상의 라티노 유권자가 바이든 후보를 찍었다. 네바다주의 경우 바이든 후보를 뽑은 라티노 유권자는 56%인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한 라티노가 밀집한 텍사스의 리오그란데 밸리 지역내 농촌마을 스타 카운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5% 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에게 밀렸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무려 60% 포인트 뒤처졌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격차를 좁힌 셈이다.

약 3천200만 명에 달하는 라티노가 전체적으로는 민주당 쪽에 기우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 정치적 셈법과 성향은 지역과 혈통, 나이, 교육, 소득, 신앙에 따라 각기 다르게 형성된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의 경우 멕시코계가 주축이고 플로리다의 라티노는 더 보수적 색채를 지닌 쿠바계를 비롯,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 거주하는 쿠바계의 경우 전통적으로 공화당 성향이나, 공화당에 대한 충성도가 균일하지는 않다. 최근 몇 년 새 비중이 커진 푸에르토리코계의 경우 민주당 성향으로 간주되곤 하지만 복음주의자 개신교도나 근래에 유입된 경우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유색인종인 라티노는 지지층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접근하는 패착을 범함으로써 일부 지역에서 낭패를 봤다는 지적인 셈이다.

결국 바닥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맞춤형 공략에 나섰느냐에 따라 주별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고 WP는 전했다.

민주당이 바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바이든에 대한 허위정보와 잘못된 묘사도 한번 고착되면 바꾸기 쉽지 않았다고 WP는 보도했다. 실제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는 막판까지 바이든이 사회주의자라는 주장이 사실로 간주되며 널리 확산했다고 한다.

이처럼 플로리다에서는 라티노를 타깃층으로 삼은 바이든 캠프의 조직 구축이 실패하면서 '불이익'으로 이어졌다고 WP가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이미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플로리다 라티노 유권자들의 바이든 지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경고음이 울린 상태였다.

반면 네바다주의 경우 요식업 노조원들이 휴가까지 내고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적극 나선 것이 바이든 후보 지지율을 높이는데 주효했는데, 6만 노조원의 54%가 라티노라고 한다.

WP는 플로리다가 바이든 캠프에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를 안겨준 것과 달리 한때 보수의 아성이었던 경합주 애리조나는 민주당에 희망의 빛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가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멕시코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세를 입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때 보수의 요새로 여겨졌던, 피닉스 등을 포함하는 매리코파 카운티의 풀뿌리조직이 10년간 펴온 운동이 빛을 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캠프는 과거 '오바마 연대'와 비슷한 형태의 젊은 층과 유색 인종의 결집을 기대했지만 트럼프 후보의 재선 주장이 민주당 지지층 주변부에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은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캠프는 플로리다와 전국의 수백만 라티노 복음주의자 개신교도 및 쿠바 및 베네수엘라계 지역사회를 포함, 하위집단별로 특정 타깃을 잠아 공을 들였다.

WP는 바이든 캠프가 라티노 유권자들에 대한 구애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라티노 유권자들이 올해 예년보다 15∼20% 증가율을 보이며 기록적 투표율을 보였지만 투표율 제고가 한 정당을 이롭게 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이번 대선은 라티노 표심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지를 보여줬다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얻은 하나의 교훈은 라티노를 획일적으로 보지 말라는 것이라는 정치 평론가 애나 나바로의 발언을 소개했다. 보다 정교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와 텍사스의 리오그란데 밸리에서 4년 전 힐러리 클린턴보다 낮은 득표를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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