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핵심 국무원 힘빼기?…교황, 교회기금 관리 기능 제거

입력 2020-11-06 06:30  

교황청 핵심 국무원 힘빼기?…교황, 교회기금 관리 기능 제거
모든 기금 사도좌재산관리처로 이관…부패 근절 위한 금융 개혁 일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재무 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국무원의 교회 기금 관리 기능을 사도좌재산관리처(APSA)로 이관하는 업무를 감독할 위원회가 출범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향후 3개월간 활동할 위원회는 전날 교황 주재로 첫 회의를 했다고 한다.
위원회에는 교황청의 이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 총리(추기경)와 에드가르 페냐 파라 국무장관(대주교),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바티칸시국 행정차장(주교), 눈치오 갈란티노 APSA 처장(주교),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 재무원장 등이 속해있다.
이는 교황청 기금·자산 관리 업무를 APSA로 일원화해 전통적으로 부패에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지목된 재무 구조를 혁신하고 재무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개혁 작업의 일환이다.
APSA는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의 고유 재산을 관리하고 임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 지출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교황청 관료조직의 심장부로 불리는 국무원은 교황과 교황의 직무 수행을 보좌하고 외교 업무를 총괄하는 비서실 성격의 기구지만 오래전부터 베드로 성금을 포함한 교회 기금으로 투자 활동도 병행해왔다.
외부의 견제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기금을 운용하다 보니 부패가 끼어들거나 비효율적으로 기능할 여지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바티칸 경찰이 작년부터 들여다보고 있는 5천억 원대 영국 런던 고가 부동산 불법 매매 의혹도 국무원이 주도한 투자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다.
교황의 이러한 금융 개혁 구상은 이미 몇달 전부터 밑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은 지난 8월 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 총리 앞으로 보낸 서한을 이날 공개했다
교황은 서한에서 국무원의 자체 기금과 기금 관리 업무를 APSA로 옮기고 이를 재무원 감독 아래 두겠다는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원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듬해인 2014년 교황청 모든 부서의 행정 업무와 재무 활동을 감독하고자 설립됐다.
교황은 아울러 지금까지 운용해온 금융 자산을 모두 처분하라는 취지로 국무원에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교황의 이러한 개혁 구상 이면에는 인사·재무·정무·외교 업무까지 총괄하며 비대해진 국무원의 권한을 분산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앞서 교황은 지난 9월 24일 영국 부동산 거래에 깊이 관여하고 베드로 성금을 전용·낭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죠반니 안젤로 베추 추기경을 교황청 고위 직책에서 전격 경질하며 강력한 금융 개혁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내 보인 바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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