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유력] 1896년 전보로 시작된 승복 전통 트럼프가 깨나

입력 2020-11-08 00:34   수정 2020-11-08 09:55

[바이든 유력] 1896년 전보로 시작된 승복 전통 트럼프가 깨나
2008년 매케인 승복 모범사례…"우리 둘다 사랑하는 나라의 대통령 된 것 축하"
치열한 승부 이후 통합 기능…힐러리도 2016년 트럼프에 성공적 대통령 빌어줘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패자가 승자를 축하하고 통합을 당부하는 120년의 전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변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지더라도 승복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왔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대선 이후의 행보를 봐도 승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소송을 예고하며 연방대법원으로 사건을 끌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고 연방대법원이 이를 인정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순순히 받아들이고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있다.
미 대선에서 패자의 승복은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이 아니고 전통이다.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1896년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이 당선인 윌리엄 매킨리에게 대선 이틀 뒤 전보를 보낸 게 시초였다.
당시 브라이언은 전보에 "축하를 드린다. 우리는 이 문제를 미국 국민에 맡겼고 그들의 의지가 법"이라고 썼다.
1928년 허버트 후버 당선인에게 패배한 앨 스미스는 처음으로 라디오를 통해 승복했다. 1940년에는 영화관에 나오는 뉴스를 통해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당선인에 대한 웬델 윌키의 승복 연설을 볼 수 있었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승리한 1952년 대선 당시엔 패자가 TV 생중계로 승복했다.
이렇게 지난 120여 년간 32차례의 승복연설이 있었다고 NPR은 전했다.
최근 패자의 승복은 대체로 승자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한 뒤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CNN방송은 존 매케인을 우아한 승복의 사례로 꼽았다. 2008년 대선에서 패배하자 지지자들에 대한 연설에 나서 "조금 전에 나는 오바마에게 전화해 우리가 둘 다 사랑하는 나라의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된 데 대해 축하를 전하는 영광을 누렸다"고 말한 것이다.
치열한 선거 과정을 뒤로 하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한편 미국에 대한 사랑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통합을 당부한 셈이다.
재검표 논란이 일었던 2000년에는 앨 고어 부통령이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승복의 전화를 했다가 한 시간도 안 돼 철회 전화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그러나 고어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나오자 대선 36일 뒤 승복 연설을 통해 화합을 촉구하며 물러섰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축하를 전한 뒤 공식 연설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을 빌어줬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1993년 백악관을 떠나며 후임인 빌 클린턴에게 남긴 서한은 아직도 회자된다. 그는 "이걸 읽을 때는 당신이 대통령일 것"이라며 "당신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열심히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CNN방송은 "승복은 세련된 일이자 분열적 선거 이후 나라를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 코코란 호주 아들레이드대 교수는 NPR에 "선거가 추잡해지고 유권자들이 양극화하면서 공개적 승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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