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심기 복잡한 '트럼프 절친' 사우디

입력 2020-11-08 21:43   수정 2020-11-08 23:16

[바이든 당선] 심기 복잡한 '트럼프 절친' 사우디
사우디 정부 아직 침묵…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귀 가능성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중동에서 대표적인 친미국가이자 이슬람 수니파 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알아라비야 방송 등 사우디 언론은 7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다른 아랍국가들의 축하 소식 등을 주요 기사로 전하고 있지만 정작 사우디 정부의 반응은 8일 오전에도 나오지 않았다.
4년 전인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신속하게 "중동과 전 세계의 안정과 안보를 성공적으로 이루기를 바란다"며 축하 인사를 전한 것과 대비된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선언 직후 요르단, 이집트, 카타르, 오만, 레바논 등 많은 중동국가의 정상들이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으로 '찰떡궁합'을 보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까지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도 사우디 정부의 침묵은 복잡한 심내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아직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전통적인 우방인 사우디를 각별히 챙겼다.
그는 취임 후 첫 해외 외국 방문으로 2017년 5월 사우디를 찾아 살만 국왕 등으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 대한 제재,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에서 사우디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중동 문제를 사적으로 논의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중동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민주당은 올해 8월 발표한 정강정책에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가 핵 개발을 막기에 미흡하다며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뒤 핵합의 복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이란과 대립해온 사우디는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런 점에서 사우디 정부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렸었다.
다만, 미국과 사우디의 전통적인 정치·경제적 협력 관계가 급격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 사우디의 정치 소식통은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깊고 지속 가능하면서 전략적"이라며 "대통령이 바뀐다고 (사우디·미국 관계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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