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미 잡지가 본 '루저' 트럼프, 필사적으로 버티는 이유

입력 2020-11-09 18:08   수정 2020-11-09 18:28

[바이든 시대] 미 잡지가 본 '루저' 트럼프, 필사적으로 버티는 이유
면책권 사라지면 성추문 입막음·탈세 등 수사·소송으로 위험 직면
수많은 '기소 회피' 행운 사라지고 '첫 형사범죄 대통령' 불명예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패배자'(loser·루저)가 된 대선 결과에 강력히 불복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속시원하게 패배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면책권이 사라진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나 제기된 소송 등을 봤을 때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역이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형사 범죄를 저지른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9일자(현지시간) 주간지 뉴요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차례의 탄핵 심판, 두 차례의 이혼, 6차례의 파산, 26차례의 성적 비위 혐의, 4천 건의 소송과 고소에도 살아남았지만, 이런 행운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와 함께 마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와 시 차원의 수사는 레티샤 제임스 검찰총장이 이끄는 뉴욕주 검찰과 사이러스 밴스 지검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검이 진행하고 있다.
이들 두 기관은 독립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사업을 하면서 저지른 잠재적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사법권은 연방정부의 범위 밖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사면권을 행사하기 힘들 것으로 뉴요커는 전망했다.
지금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례는 전무했다.
앞서 워터게이트 사건에 더해 탈세, 불법 자금 등의 혐의로 기소 위기에 처했던 닉슨 대통령은 상원에서 탄핵당하기 직전에 사임했고, 후임자였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사면해 기소를 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직 국가 지도자로 감옥에 갇히거나 탈세 사기를 벌인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처럼 강제로 지역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법적 위협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뉴요커는 지적했다.
맨해튼 지검에서 벌이고 있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수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옛 집사인 마이클 코언이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이 관여했는지를 파헤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납세, 보험사기 의혹으로까지 확대됐다.
이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주장한 여성 2명의 입을 막기 위해 거액을 준 것과 관련된 수사다.
당시 검찰의 소장을 보면, 코언은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았고,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벌인" 불기소된 공모자 '개인1'의 조력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이후 코언만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사건이 마무리됐지만,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공모자로 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사는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전직 고위공직자는 뉴요커에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검찰이 수사를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만약 검찰이 트럼프가 직무에서 물러나자마자 수사를 중단한다면 그게 정치적이었다고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유죄 선고를 받게 하려면 검찰은 트럼프가 사기 등 범죄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글로 적지 않고,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간접적인 수단을 동원해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옛 집사 코언은 현재 연방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고 있고, 검찰에 4차례 증언한 바 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노먼 오언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 정치학자는 "뉴욕주 검찰이 탈세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을 철창에 가둘 가능성은 99.99%"라면서 "이는 벌금으로 끝나는 범죄가 아닌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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