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일어나면 어획량도 30% 줄며 세계 식량안보 위협

입력 2020-11-10 16:09  

핵전쟁 일어나면 어획량도 30% 줄며 세계 식량안보 위협
검댕이 햇빛 줄여 플랑크톤 성장에 영향…지속가능 관리하면 단백질원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핵전쟁이 일어나면 농작물 수확에 타격을 주는 것을 넘어 어획량까지 최대 30% 줄어들어 세계 식량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교 대기·해양과학과 니콜 로벤두스키 부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핵전쟁이 수산물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핵전쟁의 잠재적 비용을 검토해온 이 대학 브라이언 툰 교수의 장기 프로젝트에 따라 이뤄진 연구 결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가 여전히 핵 참사의 그늘에서 살고 있다"고 선언한 지 불과 수주 만에 나온 것이다.
툰 교수는 앞선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핵전쟁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검댕이 대기로 유입돼 햇빛이 줄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옥수수나 밀, 쌀 등과 같은 주요 작물 재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연구팀은 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핵전쟁 여파로 줄어든 곡물 수확량을 보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핵전쟁이 바다 먹이사슬의 가장 밑에 있는 플랑크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 플랑크톤은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햇빛이 필요한데 "(핵전쟁으로 검댕이 하늘로 올라가면) 수면에 닿는 햇빛의 양이 크게 줄어들어 플랑크톤의 성장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과 러시아 간 전쟁과 같은 전면적인 핵전쟁이 발발하면 플랑크톤의 성장이 40%까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많은 물고기가 굶주리게 되는데 이후 결과는 인간이 수산자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핵전쟁 이후에도 평소처럼 한다면 10년간 어선을 통해 잡아들이는 세계의 어획량이 핵전쟁 여파의 심각성에 따라 3~3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연간 수천만t에 달하는 양이다.



그러나 현재 남획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압박받고 있는 수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수산물은 훨씬 더 믿을만한 식량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핵전쟁으로 곡물 수확이 줄어든 어려운 시점에 육상 동물로부터 얻는 단백질의 약 40%를 수산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제1 저자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학교' 환경과학기술연구소(ICTA) 박사과정 대학원생 킴 쉐러는 "세계 어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큰 도전이기는 하나 강력한 관리가 세계 식량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벤두스키 부교수는 그러나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사재기로 텅 빈 매장의 진열대를 보며 "이런 세상에 산다는 것이 무서웠다"면서 "우리가 핵전쟁과 같은 참사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을 품게 했는데 답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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