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들, 주 5일제 '글쎄'…심야배송 제한엔 '끄덕'

입력 2020-11-12 15:00   수정 2020-11-12 16:03

택배회사들, 주 5일제 '글쎄'…심야배송 제한엔 '끄덕'
"정부 대책 일부, 현장 실정과 안 맞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홍유담 기자 = 정부가 12일 심야 배송 제한과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을 권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택배회사들은 현장 실정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A택배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침을 내리면 준수할 방침"이라면서도 "다만 근무시간을 특정하거나 주 5일제를 적용하는 것은 택배 사업 특성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 5일제 도입을 놓고는 어차피 토요일 물량을 월요일에 소화해야 하는 만큼 과로를 방지하는 데 큰 실익이 없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은 건당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내는데 주5일제를 시행하면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오히려 택배기사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B택배사 관계자 역시 "주 5일제는 택배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방침으로 보인다"면서 "지금도 월요일에 물량이 몰리는 상황인데 토요일에 쉬면 월요일에 업무량이 이중으로 늘어나게 돼 오히려 택배기사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배송 수수료를 떨어뜨리는 대형 화주의 이른바 '백마진' 관행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백마진은 택배사가 대형 화주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배송 1건당 7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C택배사 관계자는 "백마진은 택배 물량을 많이 주는 기업고객에게 일종의 할인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경쟁 업체들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요금을 정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소득 유지를 위해 배송을 많이 해야 하는 택배기사의 특성상 1건당 800원 수준인 택배기사의 배송 수수료를 높여 업무 시간을 줄이는 방안 역시 소비자가 지불하는 택배요금 인상과 맞물려 있어 단시간 내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야 배송 제한과 관련해선 이미 한진택배에 롯데택배가 심야 배송을 중단하기로 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뒤따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은 따로 심야배송 중단 방침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CJ대한통운 측은 "다른 회사에 비해 심야배송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시행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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