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숙청' 트럼프 고위직에 조기철군 지지·대이란 매파 임명

입력 2020-11-12 17:07   수정 2020-11-12 17:08

'국방부숙청' 트럼프 고위직에 조기철군 지지·대이란 매파 임명
"이란 정권교체와 핵시설 군사작전 선호"…막판 대이란 군사작전 우려
'트럼프 충성파'…과거 청문회서 낙마한 인사를 같은 자리에 앉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최근 미국 국방부 고위직이 대거 '숙청'된 후 빈자리를 채운 인사들은 '매파'이자 '트럼프 충성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이란 정권교체와 핵시설을 파괴하는 군사작전을 선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철군을 지지하는 인사들로 알려져 트럼프 행정부 막판에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실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자리에 앉을 앤서니 테이타 전 육군 준장과 정보담당 차관직을 넘겨받을 에즈라 코헨 워트닉, 장관대행 비서실장을 맡을 카쉬 파텔 백악관 대테러담당관 등은 '대이란 강경파'이자 아프간과 시리아에서 철군을 지지하는 쪽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지명자 다수가 이란의 정권교체와 핵프로그램 대상 군사작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들은 아프간과 시리아 주둔군을 완전히 철수시켜 중동에 주둔한 미군 수를 줄이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동에는 6만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며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을 펼치면 이란의 첫 보복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고위직 숙청과 이후 국가안보 기관에서 강경파의 부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새로운 처벌을 부과하려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키운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현재까지 새 지명자들이 이란과 관련해 비밀어젠더를 숨기고 있거나 행동계획을 손에 쥐고 해당 자리에 올랐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트럼프 행정부 막판을 이란을 타격할 시기로 본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뉴스는 "이스라엘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 이란 핵시설 대상 군사작전을 원한다는 징후들이 보인다"면서 "최근 이란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 설정한 한도의 12배가 넘는 우라늄을 비축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가 있었고 미대선 수주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부를 잇따라 방문한 뒤 의회가 벙커버스터 미사일의 이스라엘 판매를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새로 국방부 고위직을 맡을 이들은 매파면서 동시에 트럼프 충성파로 분류된다.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직을 수행할 테이타의 경우 과거 같은 자리에 지명됐다가 상원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적 있다. 2018년 트위터에 "이슬람은 내가 아는 가장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종교"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러지도자'라고 지칭한 글을 올린 게 문제가 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그를 반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이타 전 준장이 차관에 오르지 못한 이후엔 폭스뉴스에 출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고 그의 정적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고 전했다.
정보담당 차관직을 맡을 워트닉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정보국장과 법무장관의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에서 여러 자리를 지냈다.
워트닉은 하원 정보위원장인 공화당 데빈 누네스 의원이 과거 백악관 보고서를 가지고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 트럼프 인수위원회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을 때 해당 보고서를 유출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부터 국방부 '마약퇴치 및 국제위협' 담당 차관보로 일해왔다.
파텔 장관대행 비서실장의 경우 "공화당에선 충성스런 트럼프 옹호자로, 민주당에서는 절차와 전문가 의견을 경시하는 거만한 정치꾼으로 본다"고 NYT는 설명했다.
파텔은 하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데빈 누네스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올봄 백악관 대테러담당관을 맡았다.

이들과 함께 장관대행 선임보좌관에 임명된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도 해외에 주둔한 미군을 조기에 철군하자고 주장해온 인사다.
맥그리거는 작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프간 미 대사관 폐쇄를 포함해 가능한 한 빨리 미군을 철수시키라고 대통령에게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주둔군 철군과 함께 주한미군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맥그리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을 밀어붙이던 때 주독일 미국대사로 지명되기도 했던 '트럼프 충성파'다.
이처럼 국방부 고위직이 '트럼프 충성파'로 채워지는 데 대해 경질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4일 '밀리터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후임은 "진짜 '예스맨일 것"이라면서 "(예스맨이 온 뒤엔) 신이 우릴 돕길 바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에스퍼 장관을 경질했다.
그 직후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과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 젠 스튜어트 장관 비서실장 등 국방부 고위직이 줄줄이 사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 후임으로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된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은 애초 국방부 고위직들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존 매캔티 백악관 인사국장 호출로 백악관에 다녀온 뒤 앤더슨 차관 직무대행과 커넌 차관, 스튜어트 실장 등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사실상 백악관발 국방부 고위직 숙청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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