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에 맞선 칠레 시민 투쟁의 흔적, 박물관으로 보존

입력 2020-11-15 01:47  

불평등에 맞선 칠레 시민 투쟁의 흔적, 박물관으로 보존
작년 시위 기록 담은 '사회봉기 박물관' 산티아고에 개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거리 벽을 가득 메운 성난 낙서, 분노를 담아 두드리던 프라이팬, 바닥에 나뒹굴던 최루탄 깡통…….
지난해 10월 칠레 전역을 뒤흔든 뜨거웠던 거리 시위의 흔적이 박물관으로 남게 됐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최근 지난해 시위 사태를 기리는 '사회봉기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산티아고 시위 중심지였던 이탈리아광장 근처에 들어선 박물관엔 지난해 시위 현장에서 볼 수 있던 풍경들이 고스란히 옮겨졌다.
시위 마스코트가 됐던 빨간 스카프의 검은 개 모형부터 거리를 수놓았던 벽화들, 냄비와 프라이팬, 방패 등의 시위 도구들이 전시됐다. 시위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들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18일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도화선으로 시작된 칠레 시위는 사회 불평등 전반에 대한 항의 시위로 확대되며 칠레 전역을 극심한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30명 이상이 숨지고 많은 이들이 다쳤다.
최근 30년간 유례없던 대규모 시위는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제정된 낡은 헌법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졌다.
시위대의 분노에 놀란 정치권이 새 헌법 제정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칠레 국민 78%가 피노체트 헌법 폐기와 새 헌법 제정을 택했다.
이번 박물관은 칠레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작년 시위의 기억을 보존하고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박물관 건립에 참여한 예술가 마르셀 솔라는 AFP에 "지난해 시위 당시 거리에서 표출된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며 거리 예술가 70여 명의 작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관람 시간 제한에도 하루 150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아 치열했던 1년 전 거리의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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