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 "장 미생물 균형 깨지면 알츠하이머병 온다"

입력 2020-11-16 16:22  

스위스 연구진 "장 미생물 균형 깨지면 알츠하이머병 온다"
장 박테리아, 혈액 염증 매개 물질로 뇌 아밀로이드 침적 유도
'박테리아 칵테일' 예방 가능성 제시…'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치매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불치병이다.
그런데 장 미생물군의 불균형이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침적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정 장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단백질이 혈액의 염증 매개 물질을 통해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침적하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뇌 조직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는 건 알츠하이머병의 근원적인 신경 퇴행적 특성으로 여겨진다.
이 연구는 스위스 제네바대(UNIGE) 연구진이 나폴리대 등의 이탈리아 과학자들과 함께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동료 검토 의학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최근 실렸다.
16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고위험군 환자의 장 미생물군에 '박테리아 칵테일' 등으로 개입해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억제하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제네바 의대의 조반니 프리소니 재활 노인학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면 장의 특정 박테리아 종이 과도히 늘어나면서 다른 종은 감소해 미생물 다양성이 떨어진다"라면서 "아울러 혈액의 염증 매개 물질과 특정 박테리아 종,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은 이전의 연구에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장의 박테리아는 몇 가지 경로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신경 퇴행을 촉진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장 박테리아는 뇌의 면역계 조절에 영향을 줘 면역계와 신경계의 상호작용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일례로 염증 유발성 박테리아의 세포벽 주성분인 리포 다당류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혈관과 뇌에 생성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장 미생물은 신경을 보호하고 염증을 막는 짧은 사슬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등의 대사 부산물을 배출하는데 이것 또한 직간접적으로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65세부터 85세까지의 피험자 8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PET 영상으로 아밀로이드 침적량을 관찰하고, 혈중 염증 표지와 장 박테리아 생성 단백질 등의 수치를 측정해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또는 비슷한 기억 이상을 보이는 신경 퇴행 질환자들로 실험군을 구성하고, 그런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대조군으로 했다.
그 결과, 아세트산염과 같은 짧은 사슬 지방산과 리포 다당류의 혈중 수치는, 뇌에 다량의 아밀로이드 베타가 침적하는 것과 분명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대로 같은 짧은 사슬 지방산이긴 해도 낙산염(butyrate)의 수치가 높을 땐 아밀로이드 침적량이 떨어졌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이런 현상에 관여하는 특정 박테리아(또는 박테리아군)를 확인하는 것이다.
프리소니 교수는 "이런 작용을 하는 박테리아를 찾아내야 어떻게 박테리아 칵테일을 구성할지 알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박테리아 칵테일이나 유익균을 기르는 프리바이오틱스의 신경 보호 효과가 발병 초기에만 나타나 치료보다 예방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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