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밥값 올리면서 코로나 예산은 '싹둑'…과테말라 시위 격화

입력 2020-11-23 06:51  

의원 밥값 올리면서 코로나 예산은 '싹둑'…과테말라 시위 격화
밀실예산 처리에 민심 분노…의회에 불지르고 대통령 사임 요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과테말라에서 정부·여당이 의원들 밥값을 올리면서도 코로나19 대응 예산을 대폭 삭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보수 성향 여당이 장악한 과테말라 의회는 지난주 역대 최대인 130억 달러(14조5천2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밀실에서 마련한 뒤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의회는 코로나19 대응 재정을 비롯한 보건과 교육, 인권 등 민생 복지 예산을 대폭 칼질했고, 대기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 건설에 예산의 대부분을 배정했다.
또 의회는 코로나 대응 예산으로 명목상 38억 달러(4조2천400억 원)를 할당했지만, 실제로 국민 건강에 투자하는 돈은 예산의 15%에 불과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특히 의원들이 민생 예산을 깎으면서도 자신들의 식비 지원 예산을 6만5천 달러(7천260만 원)로 증액해 통과시킨 것이 드러나면서 민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지난 21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는 시민 1만여 명이 민생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수백 명이 의회에 난입해 건물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더 이상의 부패는 허용할 수 없다"면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섰고, 20여 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50여 명이 다쳤다.
반정부 시위에 동참한 한 시민은 AFP 통신에 "과테말라가 피를 흘리면서 울고 있다"고 외쳤고, 다른 시민은 "시위 외에 (정부에 대한) 거부 의사를 보여줄 다른 방법은 없다. 우리는 정부의 폭정에 질렸다"고 말했다.
잠마테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부패 청산과 조직범죄 척결을 약속하며 취임했으나 코로나 대응 실패와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사퇴 압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대응 정책을 놓고 잠마테이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기예르모 카스티요 부통령은 밀실 예산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20일 성명을 내고 잠마테이 대통령에게 동반 퇴진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잠마테이 대통령은 사임 요구에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잠마테이 대통령은 "집회의 권리를 옹호하지만, 공공재산 파괴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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