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잠정합의로 한숨 돌린 한국GM…기아차는 사흘간 파업(종합)

입력 2020-11-25 14:59  

임단협 잠정합의로 한숨 돌린 한국GM…기아차는 사흘간 파업(종합)
기아차 노조 9년 연속 파업 강행…사측 "8천대 생산손실 예상"
한국GM, 1인당 400만원 지급키로…부평공장 2천100억원대 투자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기아차 노조가 결국 25일 사흘간의 부분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약 8천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부품협력업체가 입는 충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GM은 진통 끝에 이날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대한 노사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내며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 기아차 노조, 9년 연속 파업…사측 "원칙에 입각해 대응"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이날부터 사흘간 하루 4시간씩 단축 근무를 하는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3일 사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부분파업을 하루 유보하고 전날 교섭을 재개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기아차 노사는 8월27일 상견례 이후 본교섭 13차, 실무교섭 9차 등 총 22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특히 사측이 지난 16일 현대차[005380]와 동일한 수준인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와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우리사주 등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주요 쟁점인 잔업 30분 복원을 비롯해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전기차 부품의 직접 생산 등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노조는 조만간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파업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사측과 협의가 이뤄진 교섭 일정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형님' 현대차 노조와 달리 기아차 노조는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됐다.
기아차 노조는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 최종태 지부장이 당선된 이후 첫 교섭이었던 작년 임금 협상에서 28시간 파업을 실시해 1만대 가까운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작년 임금 협상 교섭 기간은 216일에 달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전 국민적 위기감이 높아지는 와중에도 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며, 회사는 이번 파업에 대해 원칙에 입각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이어질 경우 협력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되며 부도나 연쇄적 부품 공급망 훼손 등의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의 막무가내식 습관성 파업은 최근 회사의 글로벌 판매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협력회사의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라며 "코로나 위기 극복과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노사간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철수 위기 속 파업 종지부 찍은 한국GM
미국 GM 본사의 경고에도 파업을 강행해 한국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GM은 이날 4개월 간의 줄다리기 끝에 노사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협력업체 모임이 "살려달라"며 유동성 위기로 인한 부도 가능성을 호소하고, 미국 GM 본사에서 "노조의 행동 때문에 한국에 추가적인 투자나 새 제품 할당을 하기 어렵다"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서며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자 노사 양측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잠정합의안에는 사측이 조합원 1인당 일시금·성과급 300만원과 코로나 특별 격려금 100만원 등 400만원을 지급하고, 부평2공장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측은 노사간 입장 차이가 컸던 임금협상 주기 2년안은 철회했다.
또 합의안에는 "회사는 한국GM이 GM의 글로벌 생산체제와 제로 배출·충돌·혼잡을 향한 미래 비전의 일원으로 중요한 생산 거점임을 확인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철수설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노조가 조만간 진행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가 잠정 합의안에 찬성하면 임단협은 최종 타결된다.
이에 따라 노조의 파업 강행과 이에 맞선 사측의 부평공장 투자 계획 보류와 미국 본사의 압박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한국GM의 노사 갈등은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이날 잠정 합의 후 "노사 간 잠정합의에 이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향후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을 수행해 나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당초 계획대로 GM의 글로벌차량개발계획에 따라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신규 SUV와 C-CUV(크로스오버) 차량을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 내년부터 부평 공장에 2천100억원 규모의 생산시설, 장비, 금형 등에 대한 투자를 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 22일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뒤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 측과 협상안에 대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이날까지 총 15일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23일부터 잔업과 특근 거부도 이어왔다.
이에 따른 누적 생산 손실만 2만5천대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올해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6만대의 손실이 있었던 것까지 포함하면 8만5천대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이는 작년 한국GM 판매량(41만대)의 20% 수준이다.
다만 이번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 부분에 대한 보전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 파업 당시에도 손실 부분을 (특근 등을 통해) 메꾸지는 않았다"며 "미국 시장의 트레일블레이저 수요 등의 문제가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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