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민주주의가 독재로 변한 1930년대 떠올라"…포퓰리즘 비판

입력 2020-11-25 21:31  

교황 "민주주의가 독재로 변한 1930년대 떠올라"…포퓰리즘 비판
신간에서 포퓰리스트 지도자 겨냥해 "장광설로 군중 선동"
AP "트럼프 대통령 겨냥한 듯"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저서를 통해 전 세계 곳곳의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미국 CBS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간 '꿈꾸자: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Let Us Dream: The Path to A Better)에서 "오늘날 일부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의 발언을 들으면, 몇몇 민주 국가들이 하루아침에 붕괴해 독재국가가 됐던 1930년대가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집회에서 이런 일이 또다시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군중을 흥분시키고, 군중의 증오가 상상 속의 적을 향하도록 해 실제 문제들로부터 주의를 돌린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특히 종교적 이유를 내세우며 이런 지도자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을 "표면적으로만 신앙을 지닌 이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들이 진실한 종교적 신념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포퓰리스트를 지지한다면서 "두려움과 타인을 향한 증오는 복음과 조화를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 정부의 폐쇄, 이동 제한조치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정부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취한 조치를 마치 자치권이나 개인 자유를 향한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런 생각이 확산한 건 언론의 탓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언론은 코로나19가 감기에 지나지 않고, 외국인 탓이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한조치가 국가의 부당한 개입이라고 설득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익을 위해 이런 이야기를 퍼뜨리는 정치인들이 있지만, 이를 만들고 확산한 언론이 없었더라면 정치인들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포퓰리스트 지도자를 언급한 대목을 두고 AP통신은 특정 국가나 대통령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인 듯하다고 평가했다.
교황이 자신의 전기 작가인 영국 출신 오스틴 아이브레이와 함께 쓴 이 책은 다음 달 1일에 발간된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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