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이 우선…보수로 기운 미국 대법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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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27 04:03   수정 2020-11-27 11:22

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이 우선…보수로 기운 미국 대법원(종합)

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이 우선…보수로 기운 미국 대법원(종합)
5대 4로 종교단체 승소…트럼프 지명 배럿 대법관이 결정적 역할
트럼프, 골프장서 판결 리트윗 후 "즐거운 추수감사절"


(서울·워싱턴=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 자유에 힘을 싣는 판결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임명한 보수 성향 대법관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행사 참석자 수를 제한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며 가톨릭과 정통파 유대교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코로나19 위험지역(레드존)은 10명, 덜 위험한 지역(오렌지존)은 25명으로 예배 참석 인원을 제한한 행정조치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감염병 사태에서도 헌법이 뒤로 밀리거나 잊혀져서는 안된다"며 "예배 참석 규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레드존에서 종교시설의 경우 참석자를 10명으로 제한하면서 슈퍼마켓이나 애견용품 판매점 등은 규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법관 9명의 의견이 5대 4로 갈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의견이 결정적이었다.
배럿 대법관은 지난 9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보수 성향 대법관이다.
당시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전례를 들어 11·3 대선 승리자가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상원 다수석을 활용해 배럿의 상원 인준을 밀어붙였다.
이에 따라 긴즈버그 대법관 재임 시 5대 4이던 보수 대 진보 대법관의 구성 비율이 6대 3의 보수 절대 우위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이번 판결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제외한 이들이 모두 종교계의 손을 들어주며 5대 4의 원고 승소 판결이 났다.
로이터통신은 긴즈버그 대법관 생존 시절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주에서 비슷한 내용의 소송이 제기됐지만 당시 긴즈버그 대법관이 원고 패소 쪽에 서면서 4 대 5로 소송이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긴즈버그의 빈자리를 채운 배럿 대법관의 입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AP통신은 배럿 대법관 취임 뒤 대법원이 변화하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했다.

종교 단체 측 변호인은 "대법원이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게 결정해 준 데 감사하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판결을 설명하는 블로그를 리트윗한 뒤 "즐거운 추수감사절"이라고 적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골프장에 도착한 직후 이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반면 소수의견을 낸 로버츠 대법원장은 "치명적인 코로나19 전염병 상황에서 보건의료 전문가가 공공의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언론에 이번 판결은 "법원이 자신의 철학과 정치적 견해를 표명할 기회에 불과하다"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곧바로 실질적인 효력을 내지는 않는다. 지금은 경계수위가 내려가서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쿠오모 주지사도 이번에 문제된 지역은 이미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영향도 받지 않는다며 좀더 폭넓은 집회 제한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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