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부추겨" 홍콩 고교 시사교양과목 뜯어고친다

입력 2020-11-29 12:04  

"반정부 시위 부추겨" 홍콩 고교 시사교양과목 뜯어고친다
'리버럴 스터디' 명칭 변경·토론 폐지·중국 견학 포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반정부 시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온 홍콩 고등학교 시사교양과목이 전면 개정된다.
그간 친중 세력을 중심으로 꾸준히 문제 제기가 이뤄진 끝에 홍콩 정부가 이 과목의 이름부터 모든 내용을 뜯어고치겠다고 나섰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시사교양과목인 '통식'(通識科)의 개정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이 과목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교육과정에 일부 조정을 하려는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케빈 융(楊潤雄) 홍콩 교육부 장관은 지난 26일 '통식'의 과목명 변경을 비롯해 교과과정 단축·토론수업 폐지·평가방식 단순화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모든 관련 교과서는 사전검열을 받을 것이며, 학생들의 중국 본토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융 장관은 정확한 개정 일정이나 내용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9년 고교 필수과목이 된 '통식'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방식을 키우는 과목으로, 중국에는 없다.
홍콩 내 친중파 등은 이 토론식 교양 교육이 학생들에게 서구 중심 사고를 갖게 하고 반중 정서를 키운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홍콩 정부는 지난 6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통식'에서 '3권분립'이라는 표현과 시위에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고, 시위대가 법을 어기면 법률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홍콩 주민은 '홍콩인'인 동시에 '중국인'이라는 점도 부각했고, 중국 본토의 경제 발전이 홍콩 주민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서술도 포함시켰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아예 교과명 변경 등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명칭 변경이 추진되는 것은 '통식'의 영어명이 '교양 과목'을 뜻하는 '리버럴 스터디'(liberal study)이기 때문이다.
융 장관은 "'리버럴'이라는 단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 몇년간 지켜봤을 때 (리버럴이) 별로 좋지 않은 함의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 과목이 매우 나쁘다고 생각하는 일부 사회 계층들이 있다"고 말했다.
'리버럴'이 개별 단어로서 '자유민주주의' '자유주의'를 뜻하는 것을 문제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교사들은 정부의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특히 7단계로 세분화된 '통식'의 평가방식을 '통과'와 '낙제'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8일 저녁 현재 '통식' 개정 반대 온라인 청원에 7천여명이 서명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고교 학생들이라고 SCMP는 전했다.
람 장관은 '통식' 개정에 대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교육의 원칙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10년전 (통식이) 도입된 날부터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식'의 교과서, 관련지침이 부족해 교사들이 대부분 스스로 만든 교재를 활용해 수업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학생들이 특정한 사회적 의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비판적 사고를 키운다는 것이 원래의 의도에서 벗어나 기본법과 정부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흘렀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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