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수파, 핵과학자 테러에 "이스라엘 보복 폭격" 촉구

입력 2020-11-30 09:14   수정 2020-12-01 12:35

이란 보수파, 핵과학자 테러에 "이스라엘 보복 폭격" 촉구
'NPT 의회비준 재고·IAEA 사찰 중단' 주장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의 반미 강경파를 대변하는 일간 케이한은 29일(현지시간) 사설·기고란을 통해 이스라엘 항구도시 하이파를 폭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7일 테헤란 외곽 도시에서 이란 국방부의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자 유력한 핵물리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를 암살한 배후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란 강경 보수 성향의 시사평론가 사돌라 자레이는 케이한에 기고한 글에서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군을 공격했을 때 이에 단호하게 보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테러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파에 대한 공격은 올해 1월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암살을 보복했던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폭격보다 규모가 더 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파를 폭격해 많은 사람이 죽으면 비로소 이스라엘을 억지할 수 있다"라며 "미국,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그들의 정보기관은 (이란과) 전쟁이나 군사 충돌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가 논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케이한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기고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기보다 이란 반미 보수파의 여론을 전반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경 보수 인사인 모하다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날 "이 같은 범죄 행태를 저지른 적들(이스라엘)에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실질적인 조처를 주문했다.
또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2023년으로 예정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회 비준을 재고해야 한다거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기 핵사찰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파크리자데는 휴일인 금요일 오전 테헤란 동부 다마반드 지역에서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다 차량 폭발물과 잠복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가 이란 정부의 엄중한 경호를 받는 인물인데다 이란 거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매우 대담한 '암살 작전'이 감행된 셈이다.



이란은 테러의 배후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라고 지목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엘리 코헨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은 이날 자국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란의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이 전 세계에 도움이 된다면서 "핵무기 제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는 누구나 사형장으로 간다"라고 말했다.
이번 테러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파기한 이란 핵합의를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 정부가 복원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이 '선제 경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이번 도발적인 암살로 이란의 군사 보복을 부추겨 임기가 한 달여 남은 트럼프 정부가 이란을 물리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 했다는 '큰 그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테러 외에도 모사드의 소행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마수드 알리-모하마디(2010년 1월), 마지드 샤흐리아리(2010년 11월), 다리우시 레자에이 네자드(2011년 6월),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2012년 1월) 등 여러 이란 핵과학자가 피살됐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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