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호텔 리모델링한 임대주택 2호…"입지 좋고 임대료도 낮은데…"

입력 2020-12-01 14:11  

[르포] 호텔 리모델링한 임대주택 2호…"입지 좋고 임대료도 낮은데…"
좁고 취사 어려워 전세 수요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일 듯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성북구 안암동 역세권에 자리한 청년주택 '안암생활'.
관광호텔 '리첸카운티'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숙사로 용도 변경한 뒤 122실 규모의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한 '안암생활'이 지난달 30일 집주인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종로구 숭인동 옛 베니키아호텔을 리모델링한 청년주택에 이어 서울에서 호텔을 리모델링한 공공임대주택 2호다.
호텔을 개조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정부가 발표한 전세 대책의 하나지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텔 거지를 양산했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1일 방문한 안암생활은 상업지역에 있는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한 주거시설인 만큼, 입지가 매우 좋은 편이었다.
서울 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에서 걸어서 7분, 6호선 안암역에서 도보로 12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깔끔한 외관에, 내부로 들어서면 1층에 창업실험가게와 카페가 있다. 지하 1∼3층에는 공유주방, 공유라운지, 코워킹스페이스, 공용세탁실 등의 커뮤니티 공간이 잘 갖춰져 있다.
지하 2층에는 흡사 서울도서관에 온 것과 같은 계단식 라운지와 독서 공간을 볼 수 있다.
꼭대기에는 주변 경관이 한눈에 보이는 개방형 옥상이 인상적이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만∼35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45% 수준이어서 경제적 자립 기반이 취약한 청년·대학생의 주거비 부담을 낮췄다.
실제 방문해본 전용면적 13∼17㎡ 규모의 방들은 바닥 난방이 되고 개별 욕실을 갖췄으며 침대와 에어컨 등이 '빌트인'으로 제공돼 있었다.



이런 특장점에 입주 당시 경쟁률이 2.3대 1에 달했다.
입주자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할 수 있으며 최장 6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입주 자격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70% 이하의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다.
반경 1.5㎞ 안에 고려대, 성신여대, 한성대 등이 위치해 입주민의 28%가량이 대학생으로 채워졌다.
문화예술가, 크리에이터, 브랜딩 등의 활동 경험자는 우선 선발해 창작·창업공간(1층)과 휴식공간(2층)을 갖춘 복층형에 입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입주민 권혁탁(31·프리랜서 작가) 씨는 "비용적인 부담도 덜하고, 현재 하는 활동과도 소통·교류의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입주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면적이 1인 가구 중심으로 다소 좁다는 점과 취사가 불가능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최근 정부는 전세난을 타개하기 위해 호텔을 리모델링해 주거 공간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호텔을 활용한 공공임대 공급은 1천가구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을 개조한 원룸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은 최근 심화한 전세난에 따른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월세 공급은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데, 현재 전세난의 상당수는 3∼4인 가구가 실제 어려움을 겪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학군 등의 교육 여건 또한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박세영 LH 서울지역본부 사회주택 선도사업 추진단장은 "현행법상 호텔을 공동주택으로 바꾸려면 기숙사나 다중주택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3∼4인가구의 전세 물량 공급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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