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서 '탕탕'·차량서 '쾅'…테러에 숨진 이란 천재과학자들

입력 2020-12-01 16:53  

집앞서 '탕탕'·차량서 '쾅'…테러에 숨진 이란 천재과학자들
이란 정부,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 소행으로 확신
출퇴근 시간 대담한 작전…'핵무기 보유직전' 2010년대 초 빈번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핵물리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지난달 27일 테헤란 외곽에서 테러에 숨지면서 그간 희생된 이란 핵과학자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파크리자데 뿐 아니라 테러의 표적이 된 과학자들은 이란에서 천재로 꼽히는 인재로 항상 미국, 이스라엘 등 이란에 적대적인 국가 정보기관의 첩보 작전 1순위였다.
이란 과학자들을 겨냥한 테러는 장소나 수법이 매우 대담했다. 이란 정부는 테러의 배후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보기관이라고 확신한다.
2010년 1월 12일 오전 8시께 이란에서 입자 물리학의 권위자였던 마수드 알리-모하마디 박사는 출근하려고 테헤란 북부 게이타리예의 집을 나섰다.
차고의 문을 열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순간 바로 옆에 주차됐던 오토바이가 폭발했고, 알리-모하마디 박사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범인은 그의 출근 시간대는 물론, 차고의 문을 열어 승용차에 타는 '루틴'을 사전에 파악하고, 테러를 저지른 것이다. 조사 결과 오토바이에 부비트랩처럼 설치된 폭발물은 원격으로 조종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사망한 지 열 달 뒤인 11월 29일 핵물리학자 마지드 샤흐리아리 박사가 폭발물 테러로 숨졌다.



오토바이를 탄 테러범은 달리던 그의 승용차의 문에 자석식 폭발물을 붙인 뒤 거리가 충분히 멀어지자 원격 장치로 이 폭발물을 터뜨렸다.
샤흐리아리 박사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그의 아내는 부상했다.
같은 날 동료 핵물리학자 페리이둔 압바시 박사 역시 테헤란 시내를 운전하다 자신의 차에 괴한이 무엇인가를 붙였다는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차 밖으로 아내와 함께 도망쳐 목숨을 건졌다. 이 부착물은 폭발물로 드러났다.
이듬해인 2011년 6월 23일 오후 테헤란에 살던 전기공학자 다리우시 레자에이네저드 부부는 자신의 딸을 유치원에서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집 앞 건널목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던 그의 가족에게 오토바이를 탄 괴한 일당이 차 안으로 총을 난사했고, 여러 발을 맞은 레자에이네자드는 바로 사망했다.
2012년 1월에는 테헤란 외곽에 살던 핵물리학자이자 나탄즈 우라늄농축 단지의 부소장이었던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이 폭발물 테러로 숨졌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은 도로에서 그가 탄 차에 자석식 폭발물을 붙인 뒤 원격장치로 이를 폭발했다.
이란 핵프로그램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이들 과학자가 집중적으로 테러에 희생됐던 2010년대 초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기 직전이라고 서방이 강하게 의심하던 시기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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