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진화 日 '하야부사2'…인류 첫 소행성 표면 뚫고 시료 확보

입력 2020-12-06 18:28   수정 2020-12-07 13:28

한층 진화 日 '하야부사2'…인류 첫 소행성 표면 뚫고 시료 확보
52억㎞ 비행해 지구로 보낸 모래 알갱이…태양계 기원 규명할 단서
NASA 부국장 "'소행성 회수 임무' 두번 성공한 첫 국가"…일본 '환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확보한 소행성 '류구'의 모래가 캡슐에 담긴 채 6일 지구로 돌아왔다.
하야부사2가 지구와 달 사이 평균거리(38만4천399km)의 약 1만3천500배에 달하는 52억㎞를 비행한 끝에 지구로 보낸 모래에는 지구 탄생의 비밀이나 생명의 기원에 관한 의문을 풀 단서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성능 향상된 하야부사2…전작보다 수명 길어질 듯
일본은 2010년 하야부사1을 이용해 인류 최초로 소행성(이토카와)에 착륙해 확보한 암석 시료를 채취,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또 후속기인 하야부사2를 활용해 한층 진화한 우주 탐사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하야부사2의 개발 기간은 3년 반으로 하야부사1의 절반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탐사 능력은 전작을 능가하고 있다.
우선 탐사선의 수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하야부사1은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후 불타 사라졌다. 발사(2003년 5월)한 지 7년여 만에 수명이 종료한 셈이다.
이와 달리 하야부사2는 발사 6년여만인 5일 오후 지구에서부터 약 22만㎞ 떨어진 위치에서 캡슐만 분리해서 보내고 다음 임무를 위해 계속 이동 중이다.
이 탐사선은 남은 연료를 이용해 지구와 화성 사이를 도는 소행성 '1998KY26'으로 간다.



이 소행성까지의 비행거리는 약 100억㎞로 지구와 달 사이 평균거리의 약 2만6천 배에 달하며 도착하는 데 11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전작보다 오랜 기간 살아남아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류 최초로 소행성 지하의 물질 채취…"역사적인 일"
소행성 탐사 기간과 시료 채취 방식에서도 하야부사2는 한층 멀리 나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따르면 하야부사1이 소행성을 탐사한 기간은 3개월에 불과했으나, 하야부사2는 작년 2월 류구에 처음 착륙한 후 약 1년 8개월 동안 류구를 탐사했다.



하야부사1은 소행성 표면에 있는 샘플을 채취하는 데 그쳤으나, 하야부사2는 표면뿐만 아니라 표층 아래의 물질까지 채취했다.
하야부사2는 작년 4월 5일 소형탑재형충돌장치(SCI)를 이용해 류구 표면에 직경 14.5m 크기의 인공 크레이터(행성 등의 표면에 있는 구덩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소행성 지하에서 40억 년 정도 잠들어 있던 모래를 인류 최초로 노출해 확보한 것이다.



우주선이나 해양풍 등에 노출된 표면의 물질과 달리 지하의 모래나 암석은 풍화작용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로 보존돼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야부사2가 류구의 시료를 성공적으로 회수한 것에 대해서 전문가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토마스 자부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은 현지시간 5일 트위터에 하야부사2가 류구에서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에 관해 "역사적인 이벤트"라며 "우리는 일본이 '소행성 회수 임무'를 두 번 성공적으로 수행한 첫 번째 국가가 되는 것을 축하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시료 분석을 담당할 이토 모토오(伊藤元雄)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고치(高知)코어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연구자에게 최고의 보물상자"라며 "샘플을 정확하게 분석하려고 수년 전부터 준비해 왔으니 여러 가지 시점에서 태양계의 기원에 다가서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 일본 열도 환호…총리관저 "매우 기쁘다, 더욱 활약 기대"
일본 열도는 환호했다.
JAXA가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에서는 6일 새벽에 캡슐이 지구로 귀환하는 장면을 공동으로 관찰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가미하라 시민회관에서는 주민 등 약 350명이 환호성을 지르며 캡슐이 화구(火球·유성 가운데 특히 크고 밝은 것)처럼 상공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지켜봤다.



일본 총리관저는 하야부사2 캡슐의 지구 귀환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쉴 틈도 없이 새로운 탐사 여행을 떠난 하야부사2가 더욱 활약하기를 기대한다"는 논평을 공식 트위터에 실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를 리트윗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문부과학상은 "하야부사2를 문제없이 높은 정확도로 운용하는 데 성공한 것은 우주탐사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높은 기술력을 안팎에 보여주는 것으로 이어지는 쾌거이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담화를 발표했다.



하야부사2의 총사업비는 289억엔(약 3천17억원)에 달하며 일본이 소행성 연구에 앞장설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재정적 지원으로 볼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관련 분야 연구에서 "유럽과 미국보다 10년 먼저 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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