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브란트 무릎꿇고 참회 반세기…독일 대통령 "속죄의 용기"

입력 2020-12-07 22:42  

빌리 브란트 무릎꿇고 참회 반세기…독일 대통령 "속죄의 용기"
슈타인마이어 "과거 잊지 않을 것", 마스 외무 "동유럽이웃과 화해 과제"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독일 민족을 대표해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죄한 지 반세기가 지났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바르샤바 조약 체결을 위해 독일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폴란드를 방문해 했던 이 사죄는 오늘날까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열린 헌화식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독일과 폴란드간 동반 관계는 성공적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제"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인들의 고통과 속죄를 위한 역사적 용기, 우리가 이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무릎을 꿇었던 모습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파사우어노이에프레세에 실린 기고글에서 "그 장면은 50년 전이나 오늘이나 마찬가지로 마음에 와닿는다"면서 "폴란드 등 우리 동유럽 이웃들과의 화해는 우리의 큰 과제로, 빌리 브란트의 뒤를 잇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를 말살하려고 했었다. 폴란드내 유대인을 가두고 절멸시키려 했던 것은 물론, 폴란드 지도층, 지식인, 성직자, 교사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계획을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1939년 폴란드에서는 500만명 이상이 학살됐다.
당시 무릎을 꿇었던 브란트 총리는 나치 독일에 저항하고, 망명했던 당사자로서 폴란드나 다른 지역에서의 전쟁범죄에 기여하지 않았지만, 총리로서 짊어진 짐 중 독일의 과거사가 가장 무거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란트 총리는 이후 저서에서 "독일의 비참한 과거사와 살해당한 수백만명에 대한 가책으로 했던 일"이라며 "말로는 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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