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데이'…인류, 코로나19 전쟁서 343일 만에 승기 잡나

입력 2020-12-08 20:01   수정 2020-12-08 20:01

'V-데이'…인류, 코로나19 전쟁서 343일 만에 승기 잡나
확산 속도 점차 빨라져…잇단 봉쇄령에 경기 침체·피로감 커져
백신, 게임 체인저 될까…충분한 생산·공정한 공급이 과제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영국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하면서 1년 가까이 지속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아직 백신의 효과나 면역 지속 기간 등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공급량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개발에도 코로나19 종식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계속해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첫 발생부터 343일…확산 속도는 더 빨라져
코로나19 백신의 첫 일반 접종이 시작한 이 날은 지난해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 꼭 343일 만이다.
그간 국경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번지는 바이러스에 수천만 명이 감염됐고 너무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천799만3천5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목숨을 잃은 인원만 155만1천599명에 달한다.
문제는 확산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누적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돌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79일이었지만, 이후 1천만 명씩 증가하는 데는 44일, 38일, 32일, 21일, 16일 등으로 단축됐다.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국가는 미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14개국이다.
50만 명이 넘는 국가로 확대하면 그 숫자는 25개국으로 늘어난다.



◇ 계속되는 봉쇄령…경기는 침체하고 피로감은 커져
1차 물결이 일던 지난 봄 각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잇따라 봉쇄령을 내렸다.
생필품 판매점과 약국을 제외한 식당과 술집 등 상점 대부분의 운영을 중단했고 심지어 학교마저 문을 닫았다.
경제 활동이 중단하면서 국제 무역은 멈춰 섰고 일자리와 임금 수준은 급감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올해 2분기 국제 무역이 전 분기 대비 27% 감소했으며,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 시간과 임금이 각각 17%, 11%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에 각국 정부는 긴급 지원금을 편성, 적자 재정을 펼쳤으나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강력한 봉쇄 조처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산세는 여름철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맞기도 했으나 가을부터 시작한 재확산에 각 정부는 2차 봉쇄령을 발표했다.
'바이러스 확산→봉쇄→봉쇄 완화→바이러스 재확산→재봉쇄'라는 악순환이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야간 통행금지 등 계속되는 제한 조처로 사람들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반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 백신에 사활…1년도 채 안 돼 곳곳에서 낭보
WHO가 "100년에 한 번 나올 보건 위기"라고 할 정도로 이례적인 팬데믹 상황에 세계는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11월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각각 95%, 94.5%라는 소식을 알렸다.
영국의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평균 면역 효과는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값이 저렴하고 유통이 쉬운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3개 백신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규제 당국에 사용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이다.
통상 백신 개발까지는 수년이 걸리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첫 발병 보고 이후 1년이 채 안 돼 개발된 것이다.
이후 영국은 지난 2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사용을 세계에서 처음 승인했다.
이러한 백신 개발 소식에 집단 면역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집단 면역은 한 인구 집단 중에서 특정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지닌 사람이 많을 때 해당 질환에 대한 전체 인구 집단의 저항력이 향상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됨에 따라 집단 면역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커진 것이다.



◇ 충분한 생산·면역 지속 기간이 관건…국가 간 공정한 공급은 과제
문제는 백신의 충분한 생산과 선·후진국 간 공정한 공급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느냐다.
일단 전 세계 인구가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을 확보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만해도 올해 생산 목표량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말까지 전 세계에 1억 회 투여분의 백신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목표치를 5천만 회분으로 줄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기도 했다.
모더나도 원료의 대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원재료 확보가 관건이라면서 올해 생산량을 1천 배로 증량했지만 넘치는 수요가 공급 체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여기에 백신의 면역 지속 기간도 아직 불확실하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접종 뒤 3개월 동안 높은 수준의 항체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인간의 면역 체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기억하는지 여부는 추가 연구에서 확인해야 할 점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백신의 안전한 운송 및 보관도 관건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콜드 체인을 통해 유통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동 후 냉장 보관 기간은 닷새에 불과하다.



공정한 공급 역시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씨티그룹 산하 씨티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이 제약 3사와 계약한 사전 백신 주문량이 85%에 이른다.
이를 위해 WHO가 주도해서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운영 중이기는 하지만, 치열한 선점 경쟁에서 후진국은 뒷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빈곤국은 내년 말까지 인구의 약 20% 정도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확보에 그칠 것이라면서 이들은 '어떤 제약사의 백신을 선택할지'는 고사하고, 과연 '제약사들이 백신을 공급해줄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든 국가가 과학적 성취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절박성과 혁신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백신이 공공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접종 초기에는 백신을 맞는 인구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역 사회, 각 개인은 계속해서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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