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로나 우려 속 지방선거…조코위 집안 당선에 관심

인도네시아, 코로나 우려 속 지방선거…조코위 집안 당선에 관심
유권자 1억 명 역대 최대 규모 지방선거 30만 개 투표소 가동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270명의 지자체장을 뽑기 위해 유권자 1억35만 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지방선거가 9일 치러졌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9명의 주지사와 시장 37명, 224명의 군수를 뽑는다. 수도 자카르타 주지사는 선거 대상이 아니다.
대신 이번 선거에서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아들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3)와 사위 보비 아피프 나수티온(29)이 각각 시장으로 당선될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기브란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중부 자바 솔로시 시장에 출마했고, 보비는 북수마트라주 메단 시장 후보로 나섰다.
두 사람 모두 조코위 대통령이 속한 투쟁민주당(PDI-P) 후보로 뽑혔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조코위 아들의 경우 솔로 시장 선거에서 쉽게 승리하겠지만, 사위 보비는 메단 시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두 차례 대선을 치르며 메단시에서는 모두 패배했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 왕조'(Political Dynasty)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조코위 대통령은 정치 왕조 구축 비판에 대해 "아이들더러 나를 따르거나 정계에 입문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며 "그것은 내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시민의 정치적 권리일 뿐"이라고 지난달 콤파스TV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의 딸이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고, 메가와티의 딸 푸안 마하라니가 현재 인도네시아 첫 여성 하원의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마루프 아민 부통령의 딸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의 조카도 선거에 출마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당초 9월 23일로 예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2월로 미뤄졌다.
여전히 집단감염 우려가 크기에 지방선거를 내년으로 미루자는 목소리가 컸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보건지침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며 투표를 강행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7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4명은 사망했다.
곳곳에서 선거 운동 과정에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선관위와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소속 공무원 100여 명도 감염됐다.
인도네시아국립대 역학자 판두 리오노는 "1억 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꺼번에 활동하면 낮은 검사율과 추적률 때문에 초기 영향이 모호해 보일 수 있지만, 새로운 클러스터(무리)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선관위는 코로나19 환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겠다며 병원·자가격리 가정에 방호복을 입은 직원이 투표함을 들고 방문하도록 했다.
이날 선거는 30만 개 투표소에서 하루 동안 진행되며 200만 명 이상 선거 인력이 투입됐다.
투표가 끝난 뒤 몇 시간 안에 비공식 집계가 나오겠지만, 공식 선거 결과는 15일 이전에 발표된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5천292명이 추가돼 누적 58만6천842명, 사망자는 누적 1만8천 명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