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백신 승인해도 '접종 거부·방역 피로' 첩첩산중

입력 2020-12-11 09:19   수정 2020-12-11 12:16

미, 코로나 백신 승인해도 '접종 거부·방역 피로' 첩첩산중
백신 맞겠다는 미국인, 절반도 안 돼…'백신 불신' 벽 넘어야
코로나 봉쇄 피로감도 상당…마스크 착용 등 방역 관리가 관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을 곧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악몽의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려면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극복이라는 보건 문제가 미국 대선 결과를 둘러싼 정치적 분열 현상과 결부되면서 백신 접종 거부 정서가 형성된데다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민의 백신 거부감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3∼7일 미국 성인남녀 1천1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그쳤고, 26%는 아예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백신이 정쟁의 소재가 돼버린 것도 미국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AP·NORC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은 60%였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CNN방송은 "대선은 사기였고, 코로나바이러스도 없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위한 대안 현실을 구축하고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은 취약 집단인 유색 인종의 백신 거부감도 장애물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 확진자의 40%가 흑인과 라틴계지만, 백신을 맞겠다는 흑인은 24%, 히스패닉은 34%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미 보건당국이 과거 흑인을 상대로 불법 의료실험을 한 어두운 역사가 흑인의 백신 불신을 조장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발열과 피로감, 두통, 관절·근육통 등 백신 접종에 따른 일부 부작용도 코로나 극복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코로나 면역이 생기려면 두 번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1차 접종 때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이 2차 접종을 꺼리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민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만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국민의 70∼75%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의 혜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백신 거부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백신을 맞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카메라 앞에서 직접 백신 접종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백신 불신의 벽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미국민의 방역 피로감은 또 다른 복병이 될 전망이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대규모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보건 당국 요청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봉쇄에 따른 미국민의 피로감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있다.
11월 말 추수감사절 때 보건당국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상당수 미국민이 여행길에 오르고 가족 모임을 가진 것은 방역 피로감을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다.
효능 95% 이상의 백신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괜찮다는 일각의 정서가 방역 정책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파우치 소장은 "효과적인 백신으로 더 든든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백신을 맞았다고 모든 공중보건 조치를 중단해선 안 된다"며 집단 면역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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