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에 늘어나는 '장발장'…"식품 좀도둑 급증"

입력 2020-12-11 11:51  

미국 코로나19에 늘어나는 '장발장'…"식품 좀도둑 급증"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메릴랜드주에 사는 20대 '싱글맘' 진(Jean)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동네 아동 돌봄 센터들이 일제히 문을 닫자 자신의 아들을 돌보기 위해 시급 15달러짜리 일 자리를 그만 둬야 했다.
자진 퇴사였기에 실업 수당도 받을 수 없던 그녀는 한달 뒤 돈이 다 떨어지자 인근 대형 마트에서 끌고간 아들의 유모차에 고기, 쌀, 감자 등을 몰래 담는 방식으로 음식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나님도 이해해주실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배고픔에 빵을 훔친 주인공 장 발장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의 사례는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살기 위해 훔친다'라는 제목으로 다룬 기사에 소개됐다.
이 신문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정부 지원마저 끊기자 싱글맘인 진처럼 먹고 살기 위해 식료품을 훔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유통업체, 보안 전문가, 경찰 등을 상대로 한 취재 결과 상점 절도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증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9ㆍ11테러나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상점 절도가 늘기는 했지만 최근 상황은 훨씬 더 빠르게 많이 늘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실제 필라델피아 경찰에 따르면 3월 이후 이 지역 소매업체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이 적어도 7월까지는 작년 대비 60%나 늘었다.
신문은 특히 최근 상점 절도는 범행 대상이 빵, 파스타, 분유 등 식품에 집중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실업자는 늘었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지원이 끝난 뒤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말 그대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미국인들이 늘어나는 상황이 식품 좀도둑의 증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미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순에는 미국인 8명 중 1명꼴로 먹을 음식이 충분치 않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수로 보면 2천800만명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1998년부터 이 조사를 개시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
식품 좀도둑이 늘면서 자체적으로 대책을 강구하는 마트들도 생기고 있다.
보안업체 이지스에 따르면 제복을 입은 보안요원과 암행 도난방지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19 이후 35% 증가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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