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도쿄지사, 지지율 급락 스가 내각 "불확실성 커져"

입력 2020-12-13 15:43   수정 2020-12-14 12:01

前도쿄지사, 지지율 급락 스가 내각 "불확실성 커져"
기고문 통해 관료사회 만연 '눈치보기' 등 문제점 지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에 반비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12일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18세 이상 유권자 1천65명(유효답변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여 1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 때와 비교해 17%포인트 추락한 40%에 그쳤다.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13%포인트 급등한 49%에 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계승을 표방하며 9월 16일 닻을 올린 스가 내각이 초기에 60%대의 지지율을 얻었던 점에 비춰보면 출범 3개월 만에 일본 민심이 급변했음을 알 수 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내각 지지율이 40%를 밑돌면 내각 수반인 총리의 지도력 약화로 인한 정권 붕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스가 총리는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야 부랴부랴 코로나19 확산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 여행 장려 사업인 '고 투(Go To) 트래블'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도쿄도 지사는 12일 일본비즈니스(JB)프레스에 기고한 '스가 총리의 비극'이란 제하의 글을 통해 스가 총리 주변에는 권력에 빌붙어 으스대고 무능력한 측근들만 있다며 스가 내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우선 장기 집권의 폐해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거론했다.
7년 8개월 넘게 집권한 아베 내각을 계승한 스가 내각에서도 관료들의 윗선 눈치 보기를 뜻하는 '손타쿠'(忖度) 행정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관료들은 관저(총리실)가 좋아하는 것만 말하고 있다"며 국가 전체의 일을 생각하면서 정책 제언을 하는 "용감한 일"을 했다가는 바로 좌천되고 만다고 썼다.
많은 부처에서 기관장이 될 우수한 간부들이 관저에 찍혀 좌천되는 것을 봐온 공무원들은 "아베 (전 총리)나 스가 (총리)에게 아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총리 비서관이나 보좌관 등 관저 핵심 관료들이 각료 이상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스가 내각에서 중용된 국토교통성 출신 보좌관 주도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고투 트래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만일 감염 방지 대책을 중시하는 우수 관료가 관저에 있다면 감염 방지와 경제의 균형을 더 잘 잡을 수 있었다며 스가 내각에선 복수의 측근이 여러 정책 대안을 내놓고 경쟁토록 해 최종적으로는 본인이 결단하는 정치 본래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일갈했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하는 전문가 분과회를 이끄는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을 거론하면서 일본 정부가 모아 놓은 감염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정부의 어리석은 정책을 멈추게 하는 능력이 없는 "어용학자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주장을 하는 근거로 오미 회장이 지난 9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스테이지3(감염급증) 해당 지역에선 고투 사업을 포함해 사람의 움직임과 접촉을 자제토록 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제 와서 때늦은 말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언자를 주위에 배치하는 것은 리더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마스조에 전 지사는 아베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스가 총리도 '친구 정치'와 '측근 정치'를 일삼아 그 폐해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요약했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이권을 추구하는 집단의 영향을 받는 환경에 둘러싸인 점과 여론에 둔감한 점도 스가 내각의 병폐로 지적했다.
그는 음식업계 지원 프로그램인 '고 투 잇'(Go To Eat) 사업 등의 배후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뛰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휴대전화료 인하, 디지털청 창설, 불임치료 보험 적용, 지방은행 재편 등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정책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점이 있긴 하지만 그런 정책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공정한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 시절에 여론 동향에 최대한 신경을 써왔지만 정권의 중추에 오른 후로는 여론에 둔감한 경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가 총리가 취임 후 고투 사업에 너무 집착해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여론 대책을 맡은 측근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스가 총리의 고집이 재앙이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산사태를 일으키는 폭우를 맞은 스가 총리와 측근 모두가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또 내년으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순조로운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스가 총리는 개최 쪽에만 초점을 맞추고 취소 가능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태도는 위기관리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자세는 스가 총리가 고 투 사업을 고집하는 것과 같다면서 스가 내각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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