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LG 계열분리 반대"…재계 개정 상법 우려 커져(종합2보)

입력 2020-12-15 19:26  

미국 헤지펀드 "LG 계열분리 반대"…재계 개정 상법 우려 커져(종합2보)
화이트박스, 반대 입장 보내…LG는 "주주가치 향상" 반박
상법 개정 직후 행동에 재계 "투기 자본 먹잇감 된다"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김영신 기자 =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LG그룹의 계열분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최근 소액 주주의 권한을 크게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자 재계에서는 투기 자본의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LG 이사회에 계열 분리 반대 서한을 보냈다고 비즈니스와이어,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이트박스는 서한에서 "최근 발표된 LG의 계열분리 계획은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며 "LG는 현재 순자산가치의 69% 수준인 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화이트박스는 "가장 훌륭한 기업 지배구조로 평판이 나 있는 LG가 소액주주들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계획을 제안했다"며 "그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명백히 더 좋은 대안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며 "LG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다는 이유로 주주들에게 반하는 행동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화이트박스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지니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펀드로, 지난 3년간 LG의 지분 약 1%를 보유해왔다.
LG 총수 일가는 지분 46%를 갖고 있고, 화이트박스의 지분율은 0.6% 정도로 미미해 화이트박스가 LG그룹의 경영권에 실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돌출된 헤지펀드의 행동이어서 재계에서는 우려한 대로 국내외 투기 자본의 기업 경영권 공격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정 상법은 사외이사 감사위원 분리선임 때 개별 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 예를 들어 LG 최대 주주인 구광모 회장이 지분 15.9%를 갖고 있지만, 감사위원 선출 때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LG그룹의 경우 총수 일가가 지분을 골고루 나눠 갖고 있어 의결권이 감소해도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편이지만, 다른 기업들은 경영권 공격에 더욱 노출돼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뿐만 아니라 소액 주주인 외국 펀드들이 연합할 가능성도 있어 최대 주주들의 방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한다.
LG그룹은 화이트박스의 계열분리 반대에 대해 "이번 분사로 그룹의 역량을 전자, 화학, 통신 등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분할이 완료되고 성장 전략이 더 구체화하면 디스카운트 이슈가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LG상사[001120]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 5개 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지주사인 ㈜LG와 신규 지주회사가 내년 5월부터 독립경영에 들어간 뒤 곧바로 LG그룹과 구본준 ㈜LG 고문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하는 계획을 결의했다.
FT는 화이트박스의 서한 내용을 보도한 이날 기사에서 "한국의 대가족이 운영하는 이른바 '재벌'들 사이에서는 창업자나 회장이 숨진 뒤 자식들을 위해 일부 계열사를 분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yy@yna.co.kr,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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