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급성 폐 손상, 약물치료 가능성 확인

입력 2020-12-17 09:00   수정 2020-12-17 09:01

'치료제 없는' 급성 폐 손상, 약물치료 가능성 확인
연세대 약대 개발 '펜드린 억제제' 급성 폐 손상 치료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인공호흡기 등에만 의존해야 했던 급성 폐 손상을 약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 '펜드린'이 급성 폐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하고 해당 단백질을 억제하도록 개발된 약물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은혜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박무석 교수·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으로 급성 폐 손상과 펜드린 단백질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급성 폐 손상은 패혈증, 쇼크, 출혈, 췌장염, 외상 등 심한 내과적 스트레스 혹은 외과적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급성 폐 손상 중 가장 심각한 형태인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은 사망률이 30∼50% 이르지만, 효과적인 약물이 없어 인공호흡기 등 보존적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급성 폐 손상 환자에게서 펜드린 단백질의 과발현이 확인되면서 펜드린 억제제가 치료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펜드린 단백질은 몸에 있는 여러 종류의 세포에서 이온을 상호 교환하는 단백질이다. 갑상선이나 기도의 상피 세포, 귀의 가장 안쪽 부분 청각기관인 내이(內耳) 등에 존재한다. 호흡기 질환 중 천식, 만성폐쇄성 질환,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펜드린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폐렴을 유도해 급성 폐 손상을 일으킨 쥐의 기도와 허파꽈리에서 펜드린 단백질이 과발현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때 연세대 약대 남궁완 교수팀이 개발한 '펜드린 억제제'를 투여하면 폐 손상이 감소한다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이 약물을 투여하면 허파꽈리 안에 이온 유입이 감소하고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 치료 효과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수는 "그동안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급성 폐 손상이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연구로 기도와 폐상피세포에 존재하는 펜드린이 급성 폐 손상 및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의 중요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연세대 약대와의 공동 연구로 더 발전적인 결과를 도출해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급성 폐 손상 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더 다양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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