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암 전이 늘리는 '비번역 RNA' 발견

입력 2020-12-23 16:59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암 전이 늘리는 '비번역 RNA' 발견
유방 종양 RNA MaTAR25, 세포 이동 관여하는 텐신1 유전자 조절
비번역 RNA, 암 치료제 표적 가능성…'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유방암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고 암세포의 전이와 조직 침윤(浸潤) 북돋우는 비번역 RNA(ncRNA)를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SHL)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CSHL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명과학 연구소이자 교육기관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 조절 RNA를 분해하는 약물을 동물 모델에 시험해 전이 종양의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CSHL의 데이비드 스펙터 교수 연구팀은 22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스펙터 교수팀은 2016년 정상적인 유방 세포보다 유방암 세포에 더 많이 퍼져 있는 수십 종의 조절 RNA를 발견했다.
이들 RNA는 모두 긴 염기서열을 가졌지만, 단백질을 생성하지는 못하는 비번역 RNA였다.
이런 비번역 RNA는 세포 내에서 여러 가지 조절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이 중 'MaTAR 25'라는 유방 종양 관련 RNA에 주목했다.
생쥐 모델에 실험한 결과 이 RNA는 유방암 종양의 성장을 촉진했고, 종양에서 떨어진 암세포 무리가 다른 부위로 전이해 새 조직을 뚫고 들어가는 능력도 강화했다.
MaTAR 25의 이런 작용은, 조절 표적 가운데 하나인 텐신1(tensin1) 유전자의 활성도에 따라 달라졌다.
텐신1은 세포의 내부 골격과 주변 세포간질(matrix) 사이의 연결을 지원하며, 세포의 이동과 성장 조절 경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MaTAR 25를 제거하기 위해 이 RNA의 염기서열에 달라붙는 '역배열 올리고핵산염(antisense oligonucleotide)'을 디자인했다.
이 핵산염은 세포 내 특정 효소를 자극해 비번역 RNA를 파괴하게 한다.
실제로 생쥐의 혈관에 이 물질을 주입하자 효과적으로 종양 세포에 도달해 그 안의 MaTAR 25를 대부분 분해했다.
종양 조직 검사에선 괴사한 세포가 많이 발견됐다. 이는 MATER 25가 분해된 뒤 많은 암세포가 사멸했다는 걸 의미한다.
스펙터 교수는 "유방암의 성장 억제 못지않게 폐(肺)로의 전이가 크게 준 것도 중요하다"라면서 "RNA 분자가 암 치료제의 표적 잠재성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정 유사 RNA(LINC01271)의 수치가 높으면 유방암 종양이 더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CSHL 과학자들은 이 유사 RNA를 표적으로 삼는 역배열 올리고핵산염이, 환자 유래(patient-derived) 유방암 모델에서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방해하는지도 연구 중이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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