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화석' 달 충돌구 10만9천여개 새로 찾아내

입력 2020-12-23 17:00  

태양계 '화석' 달 충돌구 10만9천여개 새로 찾아내
IAU 공인 9천137개 뿐...中연구진, 창어 1·2호 자료 컴퓨터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달 표면에는 마치 마마(천연두)를 앓은 듯 온통 움푹 팬 웅덩이투성이다. 수십억 년간 소행성과 운석이 떨어져 생긴 충돌구(impact crater)가 달 전체를 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충돌구는 침식작용으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 흔적이 남지 않는 지구와 달리 물과 대기, 지각판이 없는 달에서는 수억 년이 지나도 유지됨으로써 달은 물론 지구, 태양계 안쪽의 역사를 밝히는 화석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달의 충돌구에 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충돌구 관련 데이터베이스도 많이 구축됐지만, 달에 얼마나 많은 충돌구가 존재하는지는 일치된 자료 없이 들쑥날쑥하다.
달 궤도 위성이 수집한 사진 자료와 디지털 표고 모델(DEM) 자료를 토대로 충돌구를 일일이 세는 수동 집계는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지고,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동 집계는 충돌구 모양이 고르지 않거나 훼손된 것은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해 왔다.
달에 약 30만 개의 충돌구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국제천문연맹(IAU)이 1919년 창설 이후 공식적으로 인정한 충돌구는 9천137개에 그치는 점이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
충돌구 형성 시기가 밝혀진 것도 2015년 현재 1천675개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지린대학교 지구과학 부교수 양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달의 중·저위도에서 10만9천여 개의 충돌구를 새로 찾아냈다고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 컴퓨터 기계학습 방식인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을 활용했다.
우선 인증된 충돌구 7천895개와 형성 시기가 밝혀진 충돌구 1천411개의 자료를 이용해 심층 신경망(DNN) 학습을 시킨 뒤 이를 토대로 중국의 달궤도 위성 창어(嫦娥)-1호와 2호가 수집한 자료에서 충돌구를 찾아냈다. 위성에서 찍은 항공사진을 지도처럼 보정한 디지털 정사사진 이미지(DOM)와 DEM 자료가 이용됐다.
연구팀이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 찾아낸 충돌구는 10만9천956개. IAU 공인 충돌구의 12배에 달하는 규모다.
충돌구의 지름은 0.9~532㎞로 다양하지만 88%가 10㎞ 미만 충돌구였다.
또 DNN을 통해 새로 찾아낸 충돌구 중 지름이 8㎞가 넘는 충돌구 1만8천996개는 약 40억 년에 걸친 달의 5개 지질시대 중 하나로 형성 시기가 특정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중·저위도 충돌구의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태양계 내 다른 천체의 크레이터를 분석하는데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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