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로 간 인공지능 석학 이홍락 "실험실 연구 넘어 실생활 기여"

입력 2020-12-28 18:00  

LG로 간 인공지능 석학 이홍락 "실험실 연구 넘어 실생활 기여"
LG 인공지능 싱크탱크 중책 맡은 이홍락 미시건대 교수 인터뷰
"LG, AI 연구·활용서 상당히 앞서…새로운 사업 영역 창출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실험실 안에 그치는 연구를 넘어서 인류의 실제 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 LG그룹이라 판단했습니다."
LG그룹이 출범시킨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을 이끄는 중책으로 영입돼 관심을 받은 세계적인 AI 석학 이홍락(43) 미국 미시간대 교수의 말이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가 선정한 세계 10대 AI연구자로 구글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을 거친 이 교수는 LG AI 연구원에서 임원급인 'C레벨 AI 사이언티스트(CSAI·Chief Scientist of AI)'라는 직책을 맡았다.

기업 문화가 보수적인 편인 LG가 그룹 차원에서 독립적인 AI 연구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인재를 영입, 미래 신기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CSAI는 최근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언론과 줌(Zoom)으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AI 연구에 기여할 방법을 생각해오다 LG와 인연이 됐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합류했다"며 "LG AI 연구를 총괄하고 단계별 연구와 기술 로드맵·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CSAI는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하는 기초적 연구에서는 데이터 부족, 실제 적용 어려움 등이 있다고 지적한 뒤 "LG그룹은 여러 계열사에서 확보한 다양한 데이터와 이를 뒷받침 할 훌륭한 연구 인프라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물을 실제 제품, 서비스, 그룹 내부 프로세스에 적용할 수 있고 시장 반응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실험실 연구를 넘어 실제 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곳이 LG라고 생각했다"고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이 CSAI는 전 세계에서 AI 기술이 딥러닝 기반으로 크게 발전했지만, 학습된 업무·환경과 달라지면 일반화 성능이 떨어지는 점을 한계라고 짚었다.
일반화 성능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AI 연구의 관건인 가운데 LG그룹이 AI 활용 면에서 상당한 성과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 CSAI의 평가다.
인공지능 기반 LG 가전 애플리케이션 'LG 씽큐', LG유플러스[032640]의 고객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LG화학[051910] 배터리 품질 관련 AI 기술 연구, LG전자·이노텍·디스플레이 등 제조 계열사의 스마트 공장, 전 계열사의 AI 챗봇 활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CSAI는 "LG는 여러 제품에 AI를 적용하고 내부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업무 효율화, 비용 절감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며 "AI 응용 연구 부문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사업 성과를 내고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I 기술이 여러 문제와 상황에서 다양하게 적용되도록 일반화 성능을 높이는 것은 아직도 어려운 과제지만 이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궁극적으로 AI 기반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LG그룹에 미국식 연구·개발 풍토를 적용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CSAI는 "LG 내에 전통적인 제조업부터 서비스, 소비재, IT·통신 등 다양한 사업이 있어 그룹 전체가 보수적이지는 않다"며 "최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고 답했다.

특히 LG AI 연구원은 구성원들이 젊고 역동적이며, 연공서열이 아닌 역량으로 평가·보상받는다면서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유롭고 적극적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CSAI는 "LG AI 연구원은 최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한다는 원칙과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인재들이 연구자로서 더욱 성장하고 연구에 전념해서 성과를 내는 좋은 환경과 문화를 제공하는 것이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LG AI 연구원은 학계, 다른 기업 등 외부와의 협업에 '오픈 마인드'라며 "난제를 푸는 큰 도전을 하기 위해 언제든 타 기업 등과 열린 자세로 협업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 CSAI는 서울대에서 물리학과 전산과학을 복수전공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전산과학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본격적으로 AI 연구를 시작했다. 스탠포드 대학 앤드류 응 교수, 몬트리올 대학 요수아 벤지오 교수를 AI 연구에 가장 큰 영향을 줬고, AI 연구가 과학적, 실용적인 면 모두에 가치가 있다는 점이 동기부여가 됐다.
이 CSAI는 한국의 AI 연구가 전 세계에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 교육당국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CSAI는 인터뷰에서 'AI 기술을 일반화·고도화해서 실제 삶을 향상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문제를 발견·정의하는 능력, 호기심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사고방식, 끈기 있는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AI 연구자 지망생들에게 조언했다.
이 CSAI는 LG에 몸담으면서 미국 미시건대 교수직을 겸직한다. 정부가 AI 관련 학과 교수의 기업 겸직을 허용하며 겸직이 가능해졌다.
삼성도 올해 6월 AI 석학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미래 AI 신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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