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블라디] 러시아판 산타 '제드 마로스'…푸른 망토에 지팡이

입력 2021-01-02 07:07  

[에따블라디] 러시아판 산타 '제드 마로스'…푸른 망토에 지팡이
'겨울 할아버지'라는 의미…러 성탄절은 매년 1월 7일
코카콜라, 서방 산타 이미지 광고에 썼다가 반발 부르기도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오는 7일까지 광장에서 제드 마로스를 만날 수 있어요."
새해 첫날인 1일 낮 러시아 극동의 중심지인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중앙(혁명)광장에 설치된 신비한 대형 투명 구슬 모형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대형 구슬 모형 인근에는 높이 10m가 훌쩍 넘는 대형 트리가 세워져 있었다.
알록달록한 전등으로 장식된 거대한 트리가 정교회 성당과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선사했다.
구슬 모형 속에는 하얀 턱수염에 푸른색 망토를 두른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들고 앉아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러시아판 산타인 '제드 마로스'다.
제드 마로스는 슬라브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우리말로 굳이 표현하면 '추위(겨울) 할아버지' 정도의 의미다.
할아버지가 든 지팡이는 무엇이든 건드리면 얼음으로 만드는 제드 마로스의 상징이라고 행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모형 앞은 자녀에게 이색적인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들로 붐볐다.



순서에 맞춰 구슬 모형으로 들어간 아이들은 2∼3분간 제드 마로스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러시아의 성탄절을 고려해서였는지 "오는 7일까지 매일 오후 광장에 오면 제드 마로스를 만날 수 있다"는 안내판이 내걸려 있었다. 러시아의 성탄절은 서구의 12월 25일과는 달리 1월 7일이다.
러시아 정교회가 고수하는 율리우스력을 따랐기 때문이다.
율리우스력은 오늘날 세계 대다수 국가가 사용하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보다 13일이 늦다.
서방과 같이 12월 25일로 성탄절을 옮기자는 주장이 2019년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정교회는 그레고리력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드 마로스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은 상당하다.
이 탓에 서구의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는 코카콜라 광고가 지난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한 마케팅 전문가가 '코카콜라 러시아' 측이 광고를 이용, 제드 마로스를 대신해 서구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러시아 사회에 주입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전문가는 러시아의 전통과 수 세기에 걸친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내면서 정부에 산타클로스 이미지 사용을 제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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