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만 빼고 비판하라' 중국공산당 당원조례 개정

입력 2021-01-05 17:26  

'시진핑만 빼고 비판하라' 중국공산당 당원조례 개정
제정 16년 만에 개정…시진핑 주석 권력 집중 공고화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중국공산당당원 권리보장 조례' 개정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아래 권력집중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이끄는 중앙군사위원회가 1월 1일부터 국무원에 있던 전쟁역량 지휘권을 넘겨받은 데 이은 조치로, 시 주석으로의 권력집중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빈과일보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발표를 인용해, 중국공산당이 지난 4일 개정된 '중국공산당당원 권리보장 조례'(이하 조례)를 발표했으며, 이의 핵심은 "시진핑만 빼고 비판하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공산당은 2004년 제정한 해당 조례를 16년만에 개정하면서 '5개 장-38개 항목'을 '5개 장-52개 항목'으로 늘리며 2천자를 추가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개정의 목표가 "시 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의 2~5중전회 정신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또한 개정된 조례에서 당원들은 알권리, 참여권, 선거권, 감독권 등 13가지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차이샤(蔡霞)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이 13가지 권리는 이미 예전부터 명시됐던 것이고, 이번 개정의 목표는 시 주석이 공산당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이 전 교수는 시 주석과 공산당에 '마피아 보스'와 '정치 좀비'라는 원색적인 비판을 했다가 처벌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중국공산당이 조례 개정을 통해 '민주'라는 표현을 기존보다 4배나 많은 12번이나 등장시켜 마치 당원들에게 상급자나 지도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사실은 시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지도층을 비판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개정된 조례에서 시 주석의 국정 운영 방침인 '4개 의식'(四個意識)과 '4개 자신감'(四個自信)의 강화를 위해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사상, 덩샤오핑이론의 견지"가 새롭게 강조됐다면서, 이는 시진핑 주석 아래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4개 의식은 시 주석에게 절대복종을 요구하는 정치·대국(大局)·핵심·일치(칸치<看齊>)를 의미한다.
4개 자신감은 당원들의 초심을 강조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 이론, 제도,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다.
중국 공산당의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의 전 편집장으로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덩위원(鄧聿文)은 빈과일보에 시주석이 최근 여러 당내 규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내 정치환경이 엄혹한 까닭에 당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꺼리고 있는데 시 주석은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이를 달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주저없이 의견을 개진하도록 독려하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덩위원은 이에 대해 시 주석이 당원들에게 "나를 비판하면 나는 행복하지 않지만, 다른 지도자나 상급자를 비판하면 그건 내게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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