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랑의 불시착展' 개막…"한일관계 악화보다 코로나가 걱정"

입력 2021-01-08 17:47   수정 2021-01-10 15:00

日 '사랑의 불시착展' 개막…"한일관계 악화보다 코로나가 걱정"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악화한 한일 관계보다 코로나가 더 걱정입니다."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팬들을 만나는 행사가 8일 도쿄 시부야(澁谷)구 JR하라주쿠(原宿)역 인근의 전시시설인 '징'(jing)에서 막을 올렸다.
이 전시회에선 진짜 연인으로 바뀐 드라마 속의 두 주인공인 현빈과 손예진의 다양한 연기 모습과 비공개 사진 등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재벌 상속녀로 등장하는 윤세리(손예진 분)가 패러글라이딩하던 중 비무장지대(DMZ)에 낙하해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 분)을 만나는 '불시착' 장면을 시작으로 이별 과정을 거쳐 스위스에서 재회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전체 드라마 줄거리를 6개 섹션으로 나누어 생생하게 보여준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피아노 같은 소품과 현빈이 입었던 군복 등도 선보이고, 북한 장교 리종혁이 살던 집의 거실 세트도 재현해 현장감을 살렸다.
총 450점 이상인 전체 전시품 연출은 관람객들이 드라마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꾸며졌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2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일본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모은 드라마로 등극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 드라마의 고정 팬으로 분류된 중년 여성뿐만아니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등 일본 정치인과 저명인사들도 잇따라 '사랑의 불시착'을 봤다고 밝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일본 내 유행어 상위 10위권에 '사랑의 불시착'이 포함되는 등 '겨울연가' 이후로 일본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한류 드라마라는 평까지 들었다.
특히 새해 들어서는 드라마 속의 두 주인공이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팬들의 관심이 새삼 높아졌다.
이 영향으로 넷플릭스에서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드라마로 다시 뛰어올랐다.
이런 가운데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인 만큼 일본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날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4개 광역지역에 선포된 코로나19 긴급사태 여파로 첫날 전시장은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애초 코로나19 때문에 시간당 관람객을 제한해 인터넷 예약을 받았다"며 전날 긴급사태까지 선포돼 내달 27일까지인 전시 기간의 입장권(1천800엔)에 여유가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인기 전시회의 경우 현장에서 티켓을 사는 것이 어렵지만 이날 '사랑의 불시착' 전시회 입장권은 바로 살 수 있었다.




관람객 안내를 맡은 다른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 등으로 나빠진 한일 관계가 전시회 흥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지를 묻는 말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걱정되는 것은 코로나"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도 '사랑의 불시착'에 매료된 열성 팬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대부분은 여성들이었데, 곳곳에 패널로 설치된 현빈의 대형 사진에 스마트폰을 바짝 들이대고 촬영하면서 "갓코이이"(かっこいい, 멋지다는 뜻)라고 중얼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전문학교에 다닌다는 지요다니 유마(千代谷優眞·21) 씨는 친구 중에 '사랑의 불시착'을 안 본 친구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던 시기에 가장 볼만한 드라마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랑의 불시착'으로 시작해 '이태원 클라쓰' 같은 다른 한국 드라마로 눈을 돌린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요다니 씨의 손에는 전시장을 둘러보고 들르게 되는 굿즈 매장에서 산 기념품이 가득 담긴 봉투가 들려 있었다.
기념품을 사는데 얼마나 썼는지 물으니 "1만7천엔(약 18만원)요. 아르바이트해서 벌었어요"라며 웃었다.
'사랑의 불시착' 전시회는 도쿄 일정이 끝난 뒤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에서도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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