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러시아 교정당국, 푸틴 지시로 나를 투옥하려 해"

입력 2021-01-12 23:29   수정 2021-01-18 15:20

나발니 "러시아 교정당국, 푸틴 지시로 나를 투옥하려 해"
"2014년 횡령 혐의 집행유예 판결 의무 불이행 이유로"…독일서 재활치료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통하는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자신을 투옥하려 한다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교정 당국을 비판했다.
나발니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푸틴은 자신의 독살 시도에도 내가 살아난 것에 너무 화가 나 러시아 연방형집행국(교정국)에 나에 대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바꾸도록 소송을 제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독극물 중독 사건 뒤 살아난 자신을 푸틴 대통령이 다른 이유를 들어 다시 투옥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전날 모스크바 시모노프 구역 법원은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발니의 집행유예 판결 취소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러시아 연방형집행국은 지난달 28일 독일에 머물고 있는 나발니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2014년 횡령 혐의 재판에서 확정된 징역 3년 6개월형의 집행유예와 관련 곧바로 집행국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집행국은 건강 회복 주장의 근거로는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증상 등에 대한 독일 의료진의 논문이 실린 영국 의학저널 랜싯(Lancet)을 들고, 12월 29일까지 출두하지 않으면 실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천100만 루블(약 5억9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3년 6개월에 같은 기간의 집행유예에 처해진 바 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으나 퇴원 후에도 현지에 계속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사실과 자국 정보기관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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