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무중력서 1년 숙성 보르도 '우주 와인' 맛은

입력 2021-01-13 15:39  

우주정거장 무중력서 1년 숙성 보르도 '우주 와인' 맛은
총 12병 스페이스X 카고 드래건에 실려 내일 지구 도착
내달 말 이후 1~2병만 보르도서 전문가 모여 시음 행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에서 숙성한 와인은 더 깊은 맛을 낼까?
지구 궤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무중력 상태에서 1년간 숙성한 프랑스 보르도 레드와인이 곧 지구에 도착해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와인은 총 12병으로 지난 12일 밤(이하 한국시간) ISS에서 분리한 스페이스X의 화물선 '카고 드래건'에 실려있다. 카고 드래건은 ISS에서 안전한 거리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쳐 14일 오전 10시 27분께 멕시코만 해역의 바다로 떨어지게 된다.
각 와인은 병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제 원통형 용기에 보관돼 있다.
이 와인들은 룩셈부르크 창업기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가 지난 2019년 11월 농업 연구를 목적으로 ISS에 보낸 것으로 1년 숙성 기간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 카고 측은 2월 말 이후에 보르도에서 와인 감정사와 전문가 등을 모아 '우주와인' 시음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때까지는 어떤 병도 따지 않고, 시음회에서도 1~2병 정도만 이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와인은 화학성분 분석에 이용하는데, 우주 공간이 와인의 침전물과 기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스 카고의 공동 창업주로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니콜라스 곰은 자신도 몇 안 되는 시음자로 참여하는 우주 와인 시음 행사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기본 목적은 농업 연구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적은 유기농이면서 건강한,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미래 농업을 펼쳐나갈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데 있으며, 우주가 열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포도와 같은 농산물도 더 혹독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데, 무중력 상태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식물을 통해 알게 된 것을 토대로 더 강력하고 탄력적인 식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카고 드래건이 지구로 가져오는 화물 중에는 와인 이외에 지난 3월 ISS로 보냈던 메를로와 카베르노 쏘비농 포도 줄기 320개도 포함돼 있다.
프랑스 출신인 곰 CEO는 "프랑스인들에게 좋은 음식과 와인을 즐기는 것은 삶의 한 부분"이라면서 달과 화성을 방문할 미래의 탐험가들도 지구에서의 즐거움을 원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스페이스 카고는 민간 투자를 받아 와인 실험을 진행했으나 전체적인 비용 규모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스페이스X의 카고 드래건은 이전보다 20% 이상 화물과 실험장비를 더 실을 수 있게 개조해 처음 운행된 것으로, 미국 화물 우주선으로는 처음으로 ISS의 로봇팔을 이용하지 않고 자동 도킹과 분리를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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