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나발니 독살 시도 관여 의혹 정보요원들 조사 거부"

입력 2021-01-15 17:44   수정 2021-01-18 15:16

"러 당국, 나발니 독살 시도 관여 의혹 정보요원들 조사 거부"
나발니 고소장에 당국 "범죄 징후 정보 부족"…나발니 17일 귀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독극물 공격에서 살아남아 독일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자신에 대한 독살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기각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나발니는 이날 블로그에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가 자신의 고소장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보낸 통지문 사본을 올리면서 이같이 전했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해 12월 연방수사위원회로 자신의 독살 시도에 개입한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을 조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통지문에서 "고소장에 FSB 요원들의 범죄 징후를 보여주는 정황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따라서 형사소송법에 따른 조사를 진행할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나발니는 "살인범들(FSB 요원들)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그들의 여행 경로와 실제 이름, 가짜 여권 등을 확인하더라도 그들에겐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누구도 조사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정한 사법 절차를 누구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고 한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앞서 지난 12월 중순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 독일 더슈피겔 등과 공동 취재한 결과 지난해 8월 나발니 독살 시도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FSB 특수요원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소 8명으로 확인된 정보요원들이 한팀을 이뤄 나발니를 미행하고 독살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후 나발니는 고위 관리라고 신분을 속여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FSB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해 암살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국내선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그는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으나 퇴원 후에도 현지에 계속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근거 부족을 이유로 아직 나발니 중독 사건과 관련한 공식 수사를 개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사실과 자국 정보기관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나발니는 오는 17일 독일서 귀국할 예정이며, 러시아 당국은 그가 2014년 사기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그를 공항에서 체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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