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쌍용차 노조는 '무분규·단협 3년'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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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7 07:31  

'벼랑끝' 쌍용차 노조는 '무분규·단협 3년' 받아들일까

'벼랑끝' 쌍용차 노조는 '무분규·단협 3년' 받아들일까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지원 전제 조건으로 제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산업은행이 경영 위기를 겪는 쌍용차[003620] 노조에 조건부 지원 조건을 제시하면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요구한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의 지원 전제 조건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쌍용차 지원과 관련,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약해달라"고 제시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기 전에, 흑자도 되기 전에 매년 노사협상한다고 파업하는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사업성 평가와 함께 두 가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 노조가 2009년 무분규 선언을 한 이후 여태까지 쟁의 행위를 하지 않은데다 작년에도 다른 완성차업체와 달리 일찌감치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지었던 만큼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쌍용차 추가 지원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산은이 쌍용차를 지원하기 위해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또 이 회장이 작년 한국GM의 파업 사태 등을 지켜보며 선제적으로 쌍용차 노조에 이처럼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한국GM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때도 노조가 동의를 안 해서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고 작년에는 부분파업까지 하며 손실이 커졌다"며 "이 회장은 노조를 (경영 정상화의) 가장 큰 장애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은은 현재 쌍용차,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거론되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쌍용차 지분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 중이다.
이 자리에서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의 채무를 재조정한 뒤 재산정된 가격에 인수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연 매출 규모가 2천만달러(약 240억원)에 불과해 자금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문호 워크인 조직혁신연구소장은 최근 금속노조 주최 토론회에서 "HAAH는 쌍용차 인수시 산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데 HAAH의 인수 방안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산은으로서는 투자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로 2009년에 이어 작년 12월21일 또다시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며, 법원이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2월28일까지 보류된 상태다.

작년 말에는 일부 대기업 부품 협력사가 납품을 거부해 공장 가동이 한동안 중단되는 등 부품 협력사의 연쇄 부도 위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처럼 쌍용차가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가 산은의 조건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쌍용차 노조가 사측에 적극 협력해 온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쌍용차 복수노조 중 조합원 다수가 가입한 기업노조는 "총고용(전원 고용)이 보장된 회생절차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향후 지분 매각 과정에서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산은의 조건을 무턱대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쌍용차의 재무 상태 등을 고려하면 투자 논의 등에 따라 추가적인 감원 등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노조가 협조적이지만 나중에 노조의 태도가 돌변할 수 있으니 산은도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문호 소장은 "HAAH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한동안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고 그 경우 법정관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며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노사 또는 노정 대립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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