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배뇨·생식 한곳서 처리한 공룡 배설강 처음 규명

입력 2021-01-20 11:50  

배변·배뇨·생식 한곳서 처리한 공룡 배설강 처음 규명
배설강 외부 흔적 남은 1억년 전 공룡 화석 연구 결과
악어처럼 생식 사향샘 갖춘 듯…배설 안된 분석도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포유류는 배변과 배뇨 기관이 나뉘어 있지만 조류나 파충류, 양서류 등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배설강'(cloaca)이라는 곳에서 배변·배뇨뿐만 아니라 생식까지 한 곳에서 처리한다. 소화기 말단 개구부와 비뇨·생식기관의 개구부가 하나로 통합돼있는 것이다.
공룡도 다용도 배설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석이 없어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는데 이를 처음으로 자세히 연구한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과 외신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과학과 제이콥 빈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1억년 전 부리를 가진 초식 공룡 '프시타코사우루스'(Psittacosaurus) 화석에 남은 배설강 외부 흔적을 살아있는 다른 동물들 것과 비교한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했다.
공룡의 배설강은 연조직으로 화석으로 보존된 것이 없어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빈터 박사는 독일 센켄베르크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프시타코사우루스의 피부 색채 패턴을 복원하는 연구를 진행하다가 배설강의 외부 흔적을 처음 발견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수렵견 크기의 이 화석은 수십 년 전 중국에서 발굴된 것으로, 피부와 색채 패턴이 일부 남아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양호했다.



공룡 화석은 피부나 깃털이 보존된 채 발견되는 것이 극히 드물고 이렇게 발견된 화석들도 불완전해 배설강 개구부까지 보존된 것은 없었다고 한다.
빈터 박사는 공룡 배설강에 대한 첫 연구를 위해 척추동물 생식기 및 교미 시스템을 전공한 애머스트 매세추세츠대학의 다이앤 켈리 박사와 고생물 복원 전문가 로버트 니콜라스 등과 팀을 꾸렸다.
연구팀은 다양한 동물 그룹의 배설강을 조사했지만 모두 제각각이었으며, 교미 행태 등의 특성은 배설강 내부에 감춰져 있지만 화석에는 외부 흔적만 남아있어 이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프시타코사우루스 배설강의 외부 흔적을 토대로 개구부가 가로 커튼처럼 양쪽 한 쌍으로 돼있고, 한쪽(위쪽) 끝은 죄어있고 다른 쪽(아래쪽) 끝은 열리는 형태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외양은 독특하지만 공룡, 조류와 가장 가까운 악어의 특성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배설강 양쪽 가장자리에 멜라닌 색소가 집중돼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색소는 개코원숭이나 번식기의 도롱룡과 마찬가지로 구애 상대방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배설강 개구부 양측의 색소가 있는 부분에는 악어처럼 사향 샘을 갖고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조류가 배설강으로 구애 상대에게 시각적 신호를 보내는 드문 동물 그룹 중 하나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그 기원이 중생대 공룡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프시타코사우루스의 배설강 끝부분에서 배설되지 않고 남아 화석이 된 분석(糞石) 덩어리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