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새역사 쓴 해리스, 최고 '실세부통령' 되나…"일할 준비 됐다"

입력 2021-01-21 11:07   수정 2021-01-21 14:09

[바이든 취임] 새역사 쓴 해리스, 최고 '실세부통령' 되나…"일할 준비 됐다"
첫 여성·흑인부통령 취임…'78세대통령 보완' 국정전반 주도 차기주자 자리매김
미언론 "역사 만들었다"…"권력의 얼굴 바꿔, 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부통령될 것"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20일(현지시간) 취임식과 함께 미국의 조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미 헌정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미언론들은 이날 해리스가 여성, 유색인종으로서는 최고위직인 부통령직에 오르며 유리천장을 깬 상징성을 들어 그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일제히 의미를 부여하며 향후 행보에 주목했다.
56세의 해리스 부통령은 행정부 이인자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세계 1위 국가라는 오명에 신음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복 여파로 엄청난 분열을 겪는 미국의 치유와 통합을 이끌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CNN방송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2주만에 이뤄진 이날 취임에 대해 "의회 습격 사태에 뒤이어 이뤄진 첫 여성, 첫 흑인-남아시아계 부통령의 취임은 동시에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종적 정의를 향한 긴 투쟁의 과정에 희망적인 전환점으로 기록되는 동시에 백인우월주의에 맞서는 일이 새 행정부의 주요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의 민권을 상징하는 보랏빛 정장 차림으로 취임 첫날을 시작했다.
그는 여성으로서 첫 라틴계 연방대법관 자리에 오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고, 차에서 내릴 때부터 의회 난입 당시 폭도와 맞선 '흑인 영웅'으로 떠오른 의회경찰 유진 굿맨의 호위를 받았다.
취임식장에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주먹인사'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부통령의 취임선서식에 대해 "역사적 위기의 시대에 이뤄진 역사적 부상을 반영해주는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그가 부통령 공식 계정에 올린 첫 트윗 일성은 "일할 준비가 돼 있다(Ready to serve)"는 세 단어로 이뤄진, 짧지만 강렬한 문구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약식 퍼레이드 후 미국의 부통령이라는 지위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에 들어가면서 '기분이 어떠시냐'는 기자 질문에 "그저 일하러 걸어 들어간다"(Just walking to work!)고 말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몇 시간 뒤 상원으로 이동, 자신의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후임인 알렉스 파디야와 결선투표를 거쳐 당선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2명의 취임선서식을 주재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파디야 상임위원에게 "캘리포니아의 해리스 상원의원의 사임에 따라 생긴 공백을 채울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재밌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쾌활한 웃음을 터뜨리며 "그렇다. 그것은 매우 묘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각료 인준과 코로나 대응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위한 입법과제 추진 등 초기 국정 드라이브를 가속하는 과정에서 입법부 내 상원의장으로서 해리스 부통령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하다. 현재 상원의 의석 분포가 50대50의 동수를 이룬 가운데 그가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NYT는 그러나 "56세의 해리스의 역할은 51번째 민주당 상원의원이라는 것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며 그가 상원 법사위 청문회 때 보인 '검사 출신으로서의 화력'과 바이든 대통령의 '로키' 접근법을 상쇄할 개인적 에너지, 여성·유색인종을 향한 메시지 발신 등을 통해 백악관에서 역사에 남을 일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8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 바이든 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하며 행정부에 역동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정 이인자로서 그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 경선 과정에서 본인을 '과도기 후보'라고 칭해오는 등 단임 가능성을 비쳐온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전임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같은 단순한 조력자 차원을 넘어 국정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세 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통령은 미 헌법상 대통령 유고시 승계서열 1위인 자리이기도 하다.
'여자 오바마'로도 불려온 그로서는 부통령직이라는 국정운영 경험을 발판으로 민주당 내 차기 유력주자로서 유리한 고지도 꿰차게 된 셈이다.
CNN은 "분명히 해리스의 부통령직 취임은 말 그대로 권력의 얼굴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최우선 국정 과제를 추진해가는 데 있어 통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그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바마의 사람들'이 포진한 행정부와 백악관에서 '유기적 화합'을 이뤄낼지는 과제로 꼽힌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자메이카 출신 부친과 인도 출신 모친을 둔 해리스 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등을 거쳐 2017년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되며 중앙 무대에 진출했고, 2019년 1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장을 던지며 잠룡으로 부상했다.
경선후보 TV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들어 인종차별과 관련된 바이든 대통령의 '어두운 전력'을 매섭게 몰아붙이며 주목을 받았으나 지지율 부진과 자금난 등으로 중도하차했다.
주 법무장관 시절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세상을 떠나보낸 장남 고(故) 보 바이든과 맺은 각별한 인연은 부통령 발탁 등의 과정에서 바이든과 해리스를 이어주는 결정적인 끈이 됐다.
2018년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에서 송곳 질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저격수를 자임했다.
대선 후인 지난 11월7일 당선 연설을 통해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앉는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는 말로 울림을 남겼다.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도 이날 미국의 첫 '세컨드 젠틀맨'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에 첫발을 디뎠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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