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블라디] 혹한의 땅에서 열대과일 바나나·감귤이 자란다면

입력 2021-01-23 08:07  

[에따블라디] 혹한의 땅에서 열대과일 바나나·감귤이 자란다면
러 극동 유일한 식물연구기관 감귤류 40종 등 열대작물 연구 중
전문가 "감귤류 연해주 땅서 재배하고 싶어…온실 설비가 관건"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감귤류를 연해주의 땅에서 재배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감귤류를 산업용으로 많이 재배하기 위해서는 온실 건물들이 필요해요."



지난 20일 낮 한겨울이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지는 동토의 땅에서 감귤류를 연구하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학술원) 극동 지부 산하 식물원 연구소의 조리나 예카테리나 연구원은 식물원을 찾은 기자에게 힘주어 이같이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에 위치한 이 식물원 내 단층 짜리 온실 건물(850㎡)에는 동토의 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아열대 작물이 있다.
이날 기자를 안내한 예카테리나 연구원은 온실에서 직접 재배한 금귤(Fortunella japonica) 하나를 나무에서 떼어내더니 맛을 보라고 자신 있게 권했다.
금귤을 깨물자 달콤한 향이 입안에 금세 퍼졌다.
예카테리나 연구원은 현재 온실에서 금귤을 포함해 감귤류 40종을 연구 및 전시 목적으로 재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나나·커피나무 등도 온실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나나 나무에는 크지는 않지만 열매 2∼3개가 달려있었다.
예카테리나 연구원은 아쉽게도 한국에서 가져온 감귤류가 온실 건물에는 없다면서도 "구과식물은 있다"고 설명했다.
구과식물은 소나무처럼 원추형 방울 열매가 달리는 식물을 말한다.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식물원은 온실의 온도를 겨울에도 영상 8도 이상으로 유지한다.
식물원 연구소의 크레스토바 이리나 개발과 과장은 아열대 작물 연구를 위해 "온실 내부의 기온은 영상 8∼30도까지, 습도는 60∼70%로 놔둔다"라고 덧붙였다.
조리나 예카테리나 연구원은 감귤류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 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해주의 기후 때문에 감귤류 재배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많은 온실 건물들이 있다면 감귤류를 연해주에서도 재배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물원은 약 170㏊ 규모로 1949년 만들어졌으며 사할린주와 아무르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이 식물원은 러시아의 학술원이 보유한 8곳의 식물원 중 1곳으로 러시아 극동에서 유일한 식물 연구기관이다.



러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온실 재배 산업을 더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 산업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작년 11월 자국 극동에 채소 온실 단지를 건설하거나 온실을 현대화하는 기업들에 투자 비용의 20%를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연해주 지방정부도 온실 재배 확대를 위한 보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문제는 온실 재배에 들어가는 막대한 난방비용인데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으로 이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가스관 등의 공급시설이 부족해 실질적으로 대규모 온실 재배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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