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푸틴 궁전' 의혹 시설 소유주는 기업인들, 푸틴아냐"

입력 2021-01-26 22:03  

크렘린궁 "'푸틴 궁전' 의혹 시설 소유주는 기업인들, 푸틴아냐"
'실소유주 푸틴' 나발니 주장 거듭 반박…흑해 연안의 궁전급 리조트 시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 흑해 연안의 대규모 고급 리조트 시설은 복수의 기업인 소유라고 크렘린궁이 26일(현지시간) 해명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전날 '푸틴 궁전'으로 불리는 이 리조트가 자신 소유가 아니라고 직접 밝힌 것과 관련해 이같이 부연했다.
페스코프는 '푸틴 궁전'을 공개한 측도 푸틴 대통령이나 그 측근이 법률적 소유주로 돼 있다고 말하진 않았으며 누군가의 명의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론 푸틴이 소유주라고 주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푸틴은 자신이나 친인척이 이 이 시설과 어떤 관계도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시설 소유주는 기업인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이 시설을 소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크렘린궁은 이 소유주들의 이름을 공개할 어떤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설 소유주와 관련한 추가적 정보는 관련 기관에서 얻을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사유재산권이 고려돼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스코프는 '이 문제와 관련한 모든 사실이 공익을 고려해 공개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추가 질문에도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언젠가 이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구속 중인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앞서 지난 19일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위해 건설된 흑해 연안의 거대한 리조트 시설에 관한 탐사보도물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푸틴 궁전'이란 제목이 붙은 영상에선 전체 68만㎡의 부지에 건축면적 1만7천㎡에 달하는 대규모 리조트 단지의 항공 사진과 설계 도면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나발니는 흑해에 면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州) 휴양도시 겔렌쥑에 있는 이 리조트가 오래전에 기업인들의 기부로 지어졌으며, 한 기업 명의로 된 이 궁전의 실제 소유주는 푸틴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설은 보안당국이 경비하고 있으며, 시설 인근 해안을 항해하기 위해서도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푸틴은 전날 "영상물에서 내 소유라고 한 것 가운데 나나 내게 가까운 친척들에게 속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면서 짜깁기 한 자료들로 러시아 국민에게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심으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푸틴과 러시아 지도부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후 독일 병원에서 치료받고 지난 17일 러시아로 돌아왔으나 귀국 직후 곧바로 체포돼 구속됐다.
그는 그러나 구금 상태에서도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문제의 '푸틴 궁전' 영상물을 공개하는 등 저항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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