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여부 관계없이 정치자금·지지층 보유…영향력 발휘할 듯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탄핵 소추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내년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배신자들에게 보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실력자로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닌 힘의 원천은 열성적인 지지층과 넉넉한 정치자금이다.
지난 대선에서 그는 7천400만 표를 획득했다. 최다득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극우세력 일부에서 이탈 조짐도 관찰됐지만, 아직도 공화당 내부에선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그는 '미국 구하기 리더십'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7천만 달러(한화 약 774억 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확보했다.
PAC이 모금한 정치자금에 대해선 지출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금을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안에 찬성 투표를 한 10명의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들을 우선적인 복수대상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측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州)의 앤서니 곤살레스 의원과 미시간주의 프레드 업튼 의원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오하이오주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비교적 여유 있게 조 바이든 대통령을 따돌린 지역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표를 받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오하이오주에선 공화당 내 경쟁자들이 현역인 곤살레스 의원을 향해 탄핵 투표에 찬성한 이유를 대라고 공격하는 등 벌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한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에 대해서도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조지아주의 선거관리 실패로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켐프 주지사의 재선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반(反)트럼프 성향 공화당원들의 모임인 '리퍼블리칸 어카운터빌리티 프로젝트'는 5천만 달러(약 552억 원)의 정치자금을 모금해 탄핵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진 10명의 공화당 의원의 선거를 돕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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